적중한 이정효의 분석! 광주, ‘선 굵어진’ 전북 낚았다…‘감 못 잡은’ 페트레스쿠는 시간이 더 필요해

입력 2023-06-25 12:4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정효 광주 감독(왼쪽),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 스포츠동아DB

단 페트레스쿠 감독(루마니아)이 지휘봉을 잡은 K리그1 전북 현대에는 변화가 보였다. 팀 컬러가 바뀌었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을 시작으로 김상식 감독, 김두현 감독대행이 이어온 ‘빌드업 축구’를 내려놓았다.

새 옷이지만, 익숙했다. 중원을 생략하고 점유율을 포기하며 전방으로 줄기차게 전개시키는 플레이는 최강희 감독(산둥 타이산)이 일군 전북의 최전성기에 기반이 됐던 축구다. 단단한 뒷문에 ‘닥공(닥치고 공격)’을 접목한 전북은 천하무적이었다.

신임 사령탑 인선을 주도한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도 여기에 집중했다. 페트레스쿠 감독이 이끈 CFR클루지도 루마니아에서 선 굵은 축구로 성과를 냈다. 6월 A매치 휴식기에 부임한 페트레스쿠 감독은 첫 훈련 때부터 이 같은 자신의 철학을 강조했다. 24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 원정경기가 첫 무대였다. 하파 실바와 구스타보를 투톱, 한교원과 이동준을 측면에 배치하고 위험지역에서 볼 터치를 줄인 ‘킥&러시’를 선보였다.

그런데 광주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리그 최고의 지략가인 이정효 광주 감독은 지난 시즌 클루지의 경기를 마스터했다. “역습에 능하고, 롱볼을 선호하고, 크로스도 적극적”이라던 이 감독의 분석과 예측은 정확했다. 조직적 수비로 전북의 공세를 차단한 광주는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전반 19분 두현석의 크로스를 이순민이 헤더 선제골로 연결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짧은 시간에 컬러를 입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던 페트레스쿠 감독의 걱정대로 전북은 손발이 잘 맞지 않았다. 후반전 변화는 불가피했다. 조규성과 송민규를 투입해 전방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치명적 단점이 드러났다. 부정확한 크로스였다.

전북이 교체카드를 전부 쓰고도 주춤한 사이, 광주는 쉴 새 없이 흐름을 주도했다. 비디오판독(VAR)으로 1골이 취소됐음에도 종료 직전 이건희의 추가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전북전 통산 2번째 승리와 최근 6경기 무패(4승2무)의 호조 속에 승점 28(8승4무7패)로 다시 상위권 경쟁에 합류했다.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를 FA컵 8강전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한 것도 큰 소득이다.

광주에 덜미를 잡혀 승점 27(8승3무8패)에 묶인 가운데 페트레스쿠 감독은 “좋은 점이 거의 없다”고 냉정하게 자평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