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전력’ 이상민 전격 제외…AG황선홍호, 출발부터 파열음

입력 2023-07-18 16:2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상민.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음주운전 전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국가대표팀에 선발돼 논란을 빚은 수비수 이상민(24·성남FC)이 결국 대회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8일 “이상민을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대표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맞지 않는 선수를 선발한 점에 대해 겸허히 인정하고, 앞으로 행정체계 정비를 통해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K리그2 충남 아산 소속이던 2020년 5월 21일 이상민은 경찰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게다가 구단에 사실을 숨긴 채 3경기에 출전해 더 큰 논란을 자초했다. 같은 해 8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의 형이 확정됐고,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상벌위원회를 열어 15경기 출전정지와 제재금 400만 원을 부과했다.

명백한 규정 위반이었다. KFA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 제17조에 따르면 ‘음주운전과 관련한 행위로 5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고, 형이 확정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이상민은 올해 8월 4일까지는 태극마크를 달 수 없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2021년 9월 22세 이하(U-22) 대표팀 선발을 시작으로 3차례 연령별 대표팀에 발탁됐고, 올해 6월 항저우에서 열린 중국과 친선경기에도 출전하는 등 6경기(1골)를 소화했다.

하지만 그동안 KFA 내부의 어느 누구도 이 사실을 지적하지 않았고, 버젓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뽑혔다. KFA는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 대표팀 명단을 확정하기 전 징계 이력을 확인하거나 서약서 제출 또는 한국프로축구연맹 표준계약서 등을 통해 문제의 경력을 점검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선홍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도 “선수 선발 과정의 부주의함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솔직히 잘못된 상황을 바꿀 여유는 충분했다. KFA가 대한체육회에 아시안게임 엔트리를 전달한 시점은 6월 28일이었다. 그로부터 보름 이상이 지난 이달 14일 최종 엔트리 22인을 발표했고,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도 제출 마감일인 15일에 맞춰 명단이 전달됐다.

특히 이상민의 음주운전 이력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시점이 최종 엔트리 발표 직후였기에 빠르게 결단을 내렸더라면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으나 시간을 허비했다. KFA가 이상민 측에 음주운전 등의 행정서류를 요구한 것도, 체육회에 대체 선수 발탁 가능성을 질의한 것도 17일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몰랐다는 얘기다.

아시안게임 축구 규정은 모든 출전국이 첫 경기 6시간 전까지 50명 예비 엔트리 안에서 선수를 교체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나, 부상 등 의학적 소견에 따른 인원 변경만 가능하다. ‘황선홍호’는 21명만으로 대회를 치러야 할 판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