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31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최근 엄상백의 부상 이탈과 잇단 우천취소로 선발로테이션의 수정이 필요해진 상황과 관련해 “어제(30일) 고민을 많이 했다”며 “예정대로 경기를 했다면 선발로테이션이 순서대로 돌아갔을 텐데, 다음주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를 차례로 만나는 상황에서 대체선발의 등판 일정도 고려해야 했다”고 밝혔다.
당초 KT는 갈비뼈 미세골절로 4주간 자리를 비워야 하는 엄상백 대신 김민을 29일 수원 삼성전에 내세우려고 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KT는 로테이션 전체를 하루씩 미루지 않았다. 24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 등판 이후 5일을 쉰 고영표를 원래 등판간격대로 30일 내세우려고 했다가, 또 다시 로테이션을 정돈했다. 31일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도 앞선 방침대로 5일을 쉰 뒤 이날 등판하게 됐다.
이 감독은 로테이션을 정상화하려고 피로가 누적된 투수에게는 긴 휴식을 주고, 대체선발의 등판 횟수는 가급적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면서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등판한 윌리엄 쿠에바스는 한 주를 온전히 쉰 뒤 9월 5일 수원 LG전에 나서게 됐다. 이 감독이 새로 구상한 대로 9월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고영표~배제성~김민이 나서면, 5~7일에는 쿠에바스~벤자민~고영표가 나설 수 있다. 그러면 벤자민, 고영표도 원래 등판간격대로 5일 쉰 뒤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선두를 다투는 LG와 3연전에 맞춰 KT의 가장 강력한 선발진이 나서게 됐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는 복귀 이후 거의 쉬지 못했다. 대체선발을 화요일에 내세우게 되면 주초부터 불펜 소모를 염두에 둬야 하고, 주 2회 등판까지 고려해야 하니 부담”이라며 “오해야 생길 순 있겠지만, 어느 감독이었어도 이렇게 구상하지 않았겠느냐. 그리고 내가 보기에 우리 팀에는 지금이 승부처는 아니다. 승부처라면 선발진 전체를 4일 쉬게 한 뒤 던지게도 해볼까 고민할 수도 있겠지만, 내 사전에 무리수를 두는 일은 없다. (승부처가 오기 전까지는) 순리대로 가야 하고,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