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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구승민. 스포츠동아DB
먼저 롯데 소속 투수로는 역대 최다 홀드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4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챙긴 홀드가 통산 107개째였다. 프로야구 원년 구단임에도 롯데에서 세 자릿수 홀드를 수확한 투수는 없었다. 이뿐이 아니다. 구승민이 2020년부터 쓴 4연속시즌 두 자릿수 홀드 기록 또한 구단 최초다.
구단을 넘어 리그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불펜투수다.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올 시즌 20홀드로 2020년부터 4연속시즌 20홀드를 작성했다. KBO가 홀드를 정식기록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2000년부터 4연속시즌 20홀드 달성자는 안지만(전 삼성 라이온즈·2012~2015년)밖에 없었다.
홀드는 팀이 앞서고 있을 때만 얻을 수 있는 기록이다. 점수차도 충족돼야 한다. 그렇다면 구승민의 가치는 더더욱 숫자로 다 나타낼 수 없다. 대개 필승조로 분류되는 투수들에게는 등판상황이 특정되는 경향이 강하다. 구승민처럼 셋업맨으로 오래 뛴 투수라면 팀의 리드 상황에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구승민에게는 딱 들어맞는 이야기가 아니다.
구승민은 팀이 필요로 하면 언제든 던졌다. 리드, 열세 상황을 가리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연투도 불사했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구승민은 올 시즌 3점차 이하 열세 상황에서도 팀 내 불펜투수들 중 가장 많은 137타자를 상대했다. 심지어 홀드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4점차 이상 열세 상황에서도 12타자를 상대했다. 또 동점(45타자), 4점차 이상 리드(4타자) 상황도 적지 않았다.
롯데는 시즌 막판으로 향할수록 구승민을 더 자주 찾는다. 올해도 포스트시즌(PS) 진출에 목말라 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이른바 ‘잡아야 하는’ 경기는 계속 늘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구승민은 8월에도 2차례나 3연투를 했다. 괜히 올 시즌 팀 내 최다 이닝(56), 최다 투구수(1049개)의 불펜투수가 된 게 아니다.
구단의 더욱 철저한 관리가 뒤따른다면 충분히 더 많은 대기록을 쓸 수 있는 투수다. 역대 최다 홀드를 보유한 안지만(177홀드)에 도전할 수 있는 현역 투수는 그리 많지 않다. 구승민과 정우영(LG 트윈스), 주권(KT 위즈·이상 109홀드) 정도다. 이 중에서도 리그 최초의 5연속시즌 20홀드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투수는 현재로선 구승민뿐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