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시절의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탈리아 매체 아레아 나폴리는 최근 “나폴리는 낮은 금액으로 김민재를 떠나보냈다. 구단은 근시안적이었다. 사람들이 나폴리를 비웃고 있다”고 전하며 김민재를 헐값에 떠나보낸 사실을 한탄했다.
지난 시즌 김민재는 나폴리 수비의 핵이었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나폴리로 이적하자마자 주전 수비수 자리를 꿰찼다. 안정적 수비력과 함께 타고난 신체조건과 속도로 무장한 그는 ‘완성형 센터백’의 전형을 보여줬다. 한 시즌 만에 ‘철기둥’으로 거듭난 그의 활약에 힘입어 나폴리는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거머쥐었다.
팀의 우승과 함께 개인상의 영예도 안았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수비축구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이탈리아무대에서 아시아인이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었다.
이탈리아 최고 수비수로 발돋움한 김민재에게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손짓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 영입에 진심이었다. 지난 여름이적시장 동안 꾸준히 김민재를 설득했고, 구단 직원이 한국까지 날아가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결국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고, 새 시즌 초반부터 중용되고 있다. 나폴리에서 한 시즌 만에 엄청난 ‘스텝업’을 이룬 셈이다.
김민재의 이적에는 낮은 바이아웃(최소 이적허용 금액)이 큰 몫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나폴리는 김민재와 계약할 당시 바이아웃 금액으로 5000만 유로(약 712억 원)의 조건을 걸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민재의 활약에 비춰볼 때 결과적으로 헐값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이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은 큰 어려움 없이 김민재를 영입할 수 있었다. 나폴리 입장에선 김민재를 잃고 뒤늦은 한탄을 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나폴리의 ‘실수’는 최근 김민재가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풋볼은 7일(한국시간) 2023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김민재를 올렸다. 한 시즌 만에 김민재를 잃은 나폴리는 배가 아플 만하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