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민, 김민별, 방신실(왼쪽부터). 사진제공 | KLPGA
2003년생 황유민과 2004년생 김민별, 방신실 등 고교 시절 나란히 국가대표를 거친 ‘루키 빅3’는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며 어느 해보다 뜨거운 ‘젊은 피’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셋 중 가장 먼저 우승 기쁨을 누린 이는 방신실이었다. 지난해 11월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서 40위에 그쳐 올 시즌 부분 시드로 2부 드림투어를 병행하던 방신실은 정규투어 첫 출전이었던 4월 KL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에 올라 파란을 일으킨 뒤 5번째 출전이었던 5월 E1 채리티오픈에서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루키 빅3’ 중 가장 먼저 우승을 차지한 방신실은 300야드에 육박하는 시원한 장타를 앞세워 투어를 대표하는 스타로 일약 발돋움했다.
시드순위전에서 1위를 차지한 김민별, 6위에 오른 황유민은 방신실과 달리 시즌 개막을 정규투어에서 맞았다. 황유민의 시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시즌 11번째 출전이었던 한국여자오픈에서 처음 톱10에 이름을 올린 뒤 7월 대유위니아·MBN여자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정상에 올라 시즌 2호 ‘신인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은 없지만 셋 중 초반부터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가 김민별이다. 4월 국내 개막전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부터 3개 대회 연속 6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며 눈도장을 찍은 뒤 6월 한국여자오픈과 7월 황유민의 첫 우승 때 모두 연장에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주 끝난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도 공동 2위에 오르는 등 준우승3번, 3위 2번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생애 단 한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왕의 영광은 누가 가져갈까. 14일 현재 신인상 포인트 1위는 김민별(2017점), 2위 황유민(1953점), 3위 방신실(1255점) 순이다. 김민별과 황유민의 점수 차는 고작 64점, 김민별과 방신실과의 격차도 698점이다.
총상금 규모에 따라 매 대회 10위까지만 순위별로 차등을 둬 점수를 주고 이를 합산하는 대상 포인트와 달리 신인상 포인트는 컷(60위)을 통과한 모든 대상자에게 순위별로 점수를 주고 이를 합산한다.
순위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포인트는 대회 총상금 규모에 따라 다르다. 총상금 6억 원 이상~8억 원 미만의 경우 우승하면 230점, 8억 원 이상~10억 원 미만의 경우 270점이 부여된다. 총상금 10억 원 이상이거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310점을, 준우승하면 160점을 받는다. 최하위 60위를 하면 85점을 챙긴다.
포인트제이기 때문에 신인상을 차지하기 위해선 꾸준하게, 그리고 총상금 규모가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중요하다. 우승이 없는 김민별이 황유민과 방신실을 앞서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5일 인천 클럽72 하늘코스에서 개막하는 OK금융그룹 읏맨 오픈(총상금 8억 원)을 포함해 2023시즌 이제 남은 대회는 모두 9개. 10월 예정된 SK네크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 원), S-OIL 챔피언십(총상금 9억 원) 등 3개 대회를 제외한 나머지 6개 대회는 모두 총상금 10억 원 이상이다.
김민별에 불과 64점 차인 황유민은 물론이고 698점 뒤져있는 방신실에게도 ‘역전 기회’는 남아있다. OK금융그룹 읏맨 오픈에 김민별은 휴식을 택해 출전하지 않는다. 황유민은 뒤집기를, 방신실은 격차 줄이기에 나선다. 셋의 신인왕 경쟁은 시즌 끝까지 지켜봐야할 관전 포인트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