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마음만은 같은 곳에” SSG 유니폼 입는 ‘적토망아지’ 이승민

입력 2023-09-14 17: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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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SSG에 지명된 이승민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제 별명 ‘적토망아지’, 마음에 들어요.”

휘문고 외야수 이승민은 14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0순위(전체 20순위)로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드래프트에선 상위 라운드 지명선수들 대부분이 투수였는데, 이승민은 2라운드까지 뽑힌 20명 중 5번째로 지명된 야수였다. 외야수로는 2번째였다.

이승민은 “내 지명 순서가 오기 전까지 계속 ‘제발 나여라. 제발 나여라’라며 기도했다”고 지명 순간을 돌아봤다. 올 시즌 고교리그 19경기에서 타율 0.328, OPS(출루율+장타율) 0.905, 1홈런, 16타점, 2도루로 활약해 외야수 최대어로도 평가받았지만, 당초 예상대로 2라운드 안에는 지명됐어도 마지막 순번에야 지명되자 비로소 안도했던 것이다.

이날 이승민의 지명에 관심이 쏠린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의 아버지는 LG 트윈스의 영구결번(9번) 레전드이자, 현재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인 ‘적토마’ 이병규다. 아버지와 같은 팀에서 뛸 순 없지만, 아들은 주어진 상황을 씩씩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아버지와 서로 다른 곳에 있겠지만, 마음만은 같은 곳에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 코치는 이승민를 걱정했다. 이승민은 이날 드래프트를 앞두고 이 코치와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 떨리다 보니 잠도 오지 않아 어제(13일) 동생 방에 가서 하소연하고 있는데, 밤늦게 아버지에게 전화가 와 길게 통화했다. 아버지는 ‘이미 다 정해져 있으니 떨지 말고 즐기다 오라’고 하셨다. ‘결과는 이미 나와있으니 자라’고 하셨지만, 사실 새벽 4시까지 못 잤다”고 털어놓았다.

이승민은 야구인생의 원동력인 아버지에게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그는 “아버지는 내가 야구를 시작한 이유”라며 “아버지께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 목표는 나를 필요로 하는 팀에 가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것”이라며 “SSG에 가서 내 꿈을 펼쳐보겠다. 즐기기보다는 내년에 바로 활약할 수 있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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