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진단 중요한 비후성 심근병증·뇌동맥류 ‘돌연사’ 위험 커…젊다고 방심 금물

입력 2023-09-21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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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인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를 진료하는 강기운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비후성 심근병증이나 뇌혈관질환인 뇌동맥류 등은 돌연사 위험이 높은 위험한 질환들이지만 사전 진단만 되면 여러 진료법을 통해 사망 위험을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사진제공|중앙대병원

500명당 1명꼴 ‘비후성 심근병증’
운동 직후 흉통·맥박 이상땐 의심
머릿속 시한폭탄 같은 ‘뇌동맥류’
가족력 있다면 30대도 검사 필요
2021년 통계청 발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고 이어 심장질환, 폐렴, 뇌혈관질환 순이다. 이들 질환 중에는 사전에 진단만 되면 치료를 통해 갑작스러운 돌연사 위험을 막을 수 있는 질환이 있다. 심장질환인 비후성 심근병증과 뇌혈관질환인 뇌동맥류가 대표적이다.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뇌혈관센터의 전문의 도움말로 두 질환의 사전 증상과 예방법을 알아보았다.


20∼40대 급사 연관 ‘비후성 심근병증’

비후성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이 과도하게 두꺼워져 정상적인 심장의 구조와 기능을 방해하는 선천성 심장병이다.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키고 부정맥 발생 및 이와 연관된 돌연사 또는 심부전 등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인구 500명당 1명 비율로 발견되며 이중 약 70%는 돌연사 위험이 있다.

특히 20대∼40대 젊은 층의 급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유전적 영향이 있어 직계가족 중에 돌연사했거나 비후성 심근병증이 있다면 심장 초음파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최근 확실한 사전 진단을 할 수 있는 진단법도 나왔다. 강기운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비후성 심근병증 진단에 기존 24시간 홀터 모니터(Holter ECG monitor)보다 30일간 진행하는 확장 심전도 모니터(Extended ECG monitor)가 더 효과적이라는 유럽심장학회 연구 보고가 있다”며 “지속적인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을 통한 진단으로 부정맥 발생과 관련 돌연사 또는 심부전 위험을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는 과도한 운동으로 심장에 부담을 주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 지시에 따라 베타차단제나 항부정맥제 등 약물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두꺼워진 심장 근육으로 혈액 유출로가 아예 폐쇄된 경우에는 돌연사 예방을 위해 수술적 방법으로 심장 근육을 잘라내는 ‘심근 절제술’을 고려해야 한다.

홍준화 중앙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운동 중이나 운동 직후에 흉통이나 어지럼증, 맥박 이상이 느껴지거나 속이 울렁거리고 지나치게 숨이 차면 전문의를 찾아 비후성 심근증 여부를 진단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터지기 전까지 증상 없는 ‘뇌동맥류’

뇌동맥류는 뇌동맥 일부분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혈관질환이다. 혈관 벽이 약해진 동맥류가 터지면 뇌출혈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머릿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무서운 뇌혈관질환이지만 터지기 전까지 아무 증상이 없어 잘 모르는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뇌동맥류 파열 환자의 약 20%가 병원에 도착 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뇌동맥류 역시 사전 진단만 되면 치료를 통해 충분히 돌연사를 예방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뇌동맥류의 진단은 CT혈관조영술과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을 많이 한다. 지금까지 뇌혈관검사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면 50세 전후에 MRA나 CT혈관조영술 중 하나는 검사받을 필요가 있다. 특히 가족 중 뇌동맥류, 뇌출혈 등과 같은 뇌혈관질환자가 있다면 30대∼40대라도 뇌혈관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최현호 중앙대병원 뇌혈관센터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가 진단되면 크기, 위치, 모양, 나이 등을 고려해 추적관찰을 할지 파열을 막는 치료법인 코일색전술 또는 클립결찰수술을 할지 결정한다”며 “뇌동맥류라고 모두 파열되지는 않고 위치, 모양, 크기, 환자의 연령, 건강상태에 따라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뇌동맥류 뇌출혈이 발생하면 환자 50% 이상이 사망하거나 정상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전 진단 후 출혈 전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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