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구승민 대신하던 진승현도 이탈…롯데, 이대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입력 2023-09-21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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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진승현. 스포츠동아DB

롯데 진승현. 스포츠동아DB

지금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투수 엔트리에 변화가 잇달았다. 베테랑 우완 김상수(35)는 내전근 근육 파열로 9일 부상자명단에 오른 뒤 줄곧 1군 엔트리에 등록되지 못하고 있다. 어깨 통증을 호소하던 구승민(33)도 1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들 2명은 올 시즌 롯데에서 가장 경쟁력을 갖춘 불펜투수들이었다. 팀이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사활을 건 시즌이라 접전에서 필승조가 나선 경우가 잦았는데, 리드와 열세를 가리지 않고 던지다 보니 쌓인 피로가 만만치 않았다.

현재 투수 엔트리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제외한 불펜투수는 9명이지만, 접전에 기용되는 이는 매우 드물다. 필승조의 공백을 메울 투수를 급히 구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진승현(20)이 기회를 받았다. 진승현은 1일 콜업된 뒤 7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ERA) 4.05를 기록했다. 5~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는 사흘 연속 등판해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종운 롯데 감독대행은 “진승현이 보여준 덕분에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느꼈다”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활약은 오래가지 못했다. 진승현은 20일 비로 취소된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피로누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진승현은 데뷔시즌이었던 지난해 총 58.2이닝(1군 27.2이닝+퓨처스 31이닝)을 던진 뒤 올 시즌에는 24.1이닝(1군 9이닝+퓨처스 15.1이닝)을 소화했다. 롯데로선 더 많은 이닝을 맡기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당장 한 자리를 다시 메워야 해 필승조로 뛴 경험이 있는 김도규로 1군 엔트리를 채웠다.

악순환을 막는 일이 급선무다. 올 시즌 초반 선발진이 번갈아 기복을 보인 탓에 고스란히 불펜에 부담이 가중됐는데, 불펜에선 필승조가 지치자 얇은 선수층이 노출되곤 했다. 이에 따라 특정 투수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생겼다. 12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선 나균안이 5회까지 104구를 던졌는데도 18구를 더 던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6회를 책임질 투수가 마땅치 않은 여파였다.

현재 롯데 필승조에는 최준용 홀로 남은 것과 다름없다. 최준용은 지난달부터 매월 2점대 월간 ERA를 기록할 만큼 안정적 투구를 이어오고 있다. 실낱같은 PS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선 최준용이 좀더 많은 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보이지만, 남은 투수들에게만큼은 관리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이대로라면 당장 올 시즌뿐 아니라 내년 시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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