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 자리에 있어도 그만큼 못해” 탁구 막내 감싼 든든한 언니 전지희

입력 2023-09-26 15: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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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여자탁구대표팀은 25일 중국 항저우 궁수커널스포츠파크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체전 준결승에서 일본에 1-3으로 패했다. 아시안게임 탁구 단체전은 동메달 결정전 없이 준결승에서 패한 두 팀 모두에게 동메달이 돌아간다. 이로써 여자탁구대표팀은 이번 대회 첫 메달을 단체전 동메달로 장식하게 됐다.

세계랭킹 2위 일본과 준결승이었다. 5위인 한국으로선 처음부터 쉽지 않은 승부였다. 그러나 1990년 베이징대회 이후 33년 만에 단체전 결승 진출을 노렸던 여자탁구대표팀으로선 동메달이이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특히 1, 4매치에 나서 모두 패한 ‘탁구팀 막내’ 신유빈(19·대한항공)은 경기 후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연신 “아쉽다”는 말을 반복한 뒤 “남은 경기 준비를 잘하겠다”며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막내의 안타까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 이는 이날 2매치에서 한국에 유일한 승리를 안긴 전지희(32·미래에셋)였다. 전지희는 일본의 히라노 미우에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3-2(3-11 14-12 11-9 4-11 11-6)로 승리하며 1매치 신유빈의 패배를 만회해줬다.

전지희는 “(신)유빈이의 역할은 지금 대표팀에서 어느 누가 해도 쉽지 않다. 팀의 에이스는 그만큼 무겁고 책임도 큰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유빈이가 상대한 선수들은 모두 세계 챔피언이었고,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었다.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은 승리했음에도 동생부터 먼저 감싼 전지희는 아직 남은 경기가 있다는 말 역시 잊지 않았다. 여자탁구대표팀은 27일부터 단·복식과 혼합복식 등 개인전에서 다시 한번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전지희는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남은 경기를 더 잘 준비해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된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항저우(중국)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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