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이 튀니지를 상대로 4-0으로 승리한 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 골과 멀티 골까지 성공한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원맨쇼와 상대 자책골, 황의조(노리치시티)의 쐐기포을 더해 4-0 대승을 거뒀다. 화끈한 공격 축구를 기치로 내걸고 3월 출항한 ‘클린스만호’가 4골 이상 뽑은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에 국내 A매치 첫 승까지 성공해 기쁨이 배가 된 클린스만 감독은 “만족스럽다. 기분 좋은 경기다. 경기를 앞두고 ‘훈련에서 보인 모습을 피치에서 보이자’고 주문했는데 다행히 결과와 경기력으로 드러났다. 피치에서 모든 걸 쏟아냈다. 상대보다 강하게 부딪혔고 다부지게 싸웠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손흥민(토트넘)이 결장했고 임시 주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인상적이었다.
“손흥민에게 휴식을 부여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 근육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 본인 의지는 강했지만 쉬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아시안컵을 위해 컨디션이 좋은 손흥민이 필요하다. 물론 김민재는 ‘준비된 리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잘 준비돼 있다.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 그 외에 이재성(마인츠)이나 황희찬(울버햄턴) 등도 언제든 리더로 뛸 수 있다.”
-손흥민의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토트넘과는 소통을 했는지?
“토트넘과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손흥민은 당연히 출전을 전제로 소집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꾸준히 대화하고 있다.”
-중원에 과부하가 걸린 인상이다. 박용우(알아인)가 있지만 정우영(알칼리즈) 등이 배제되는 배경이 궁금하다.
“정우영은 꾸준히 체크하고 있다. 이적 후 좋은 모습을 보인다는 점도 파악했다. 박용우를 지켜보는 과정이지만 괜찮다. 손준호(무적)의 부재가 많이 아쉽다. 정확한 상황은 확인할 수 없으나 긍정적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이강인의 활약이 출중했다.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은데.
“선수 커리어에 새로운 막이 올랐다. 세계 최고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있고 항상 이겨야 하며 우승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 경기를 해야 한다. 그 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기회다. 다만 특정 선수에게 모두가 환호해주는 상황은 낯설다. 연예인과 비슷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좀더 배고프고 겸손하게 축구에 집중했으면 한다.”
-전·후반 경기가 전혀 달라졌다. 4-0 대승에서 우리가 배운 부분이 있다면?
“문전 세밀함이 아쉬운 전반이었다. 하프타임 때 전반의 좋은 패턴을 유지하되, 보다 저돌적으로 뛰자고 했다. 동시에 상대 측면의 배후 공간을 파고들자고 주문했다. 선수들이 이를 잘 이행해줬다. 톱 레벨의 경기에선 정신력이 중요하다. 즐기면서 축구를 해야 한다. 코치진 역할이 자신감을 살려주고 경기력을 100% 끌어올려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만족스럽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