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오른쪽)은 과거 유수의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건 한국배드민턴의 레전드다.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아들 김원호(왼쪽)가 남자단체전 동메달과 남자복식 은메달을 가져오며 ‘모자 메달리스트‘가 됐다. 내심 2024파리올림픽에서도 아들이 메달을 목에 걸길 바라는 마음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이후 귀국해 기념촬영하고 있는 길영아-김원호 모자. 사진제공 | 삼성생명 배드민턴단
“아들이 부상 없이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목에 걸 수 있길 바란다.”
삼성생명 길영아 감독(53)은 한국배드민턴의 레전드 중 한 명이다. 과거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냈다. 이 달 초 막을 내린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아들 김원호(24·삼성생명)가 남자단체전 동메달과 남자복식 은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안게임 모자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아들의 경기를 보러 직접 항저우까지 다녀온 길 감독이다. 삼성생명 여자팀에서 지도 중인 안세영(21), 김혜정(25), 김가은(25) 등의 경기만큼이나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것도 떨렸다. 길 감독은 “원래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면 늘 긴장한다. 그러나 아들의 경기는 더 긴장됐다”고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돌아봤다.
길 감독은 1990베이징아시안게임 여자복식 은메달과 여자단체전 동메달, 1994히로시마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 금메달과 여자복식 은메달을 잇달아 따냈다. ‘메달리스트 어머니’의 기도가 통했는지 아들 김원호도 항저우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들의 활약에 대해 길 감독은 “(김)원호가 수비와 네트 플레이에 강점이 있었지만, 힘이 부족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대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시간이 많았고, 이 때 힘이 붙으면서 공격력이 늘었다”며 “이번 남자복식에서도 최솔규(28·요넥스)의 서브, 후위공격과 원호의 장점이 맞물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길 감독은 아들과 함께 2024파리올림픽을 바라본다.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복식 동메달, 1996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과 여자복식 은메달을 차지한 그는 아들이 대를 이어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길 감독은 “원호가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자신감도 많이 얻었지만 보완점도 많이 느꼈다고 한다”며 “복식 특성상 파트너와 대화를 많이 해야 하고 부상이 없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들이 파리에서도 메달을 가져올 수 있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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