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오지환(왼쪽)·임찬규. 스포츠동아DB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LG 트윈스는 10개 구단 중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우승한 지 2번째로 오래된 팀이다. 1994년 통합우승이 마지막이었다. KS 진출 또한 2002년 이후 21년만이다. 올해 29년 만에 KS에 직행한 LG가 우승에 큰 의지를 보이는 이유다. 염경엽 LG 감독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이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승에 대한 열망과 간절함을 강력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바다 건너 미국과 일본에선 LG와 비슷한 상황의 두 팀이 나란히 오랜 한을 풀었다. LG 선수들에게도 적잖은 울림을 줬다. 각각 월드시리즈와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한 텍사스 레인저스, 한신 타이거즈의 이야기다. 1961년 창단한 텍사스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꺾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무려 62년만이다. 1935년 창단에도 불구하고 일본시리즈 우승은 한 차례(1985년)뿐이었던 한신도 38년 만에 감격을 맛봤다.
30년 가까운 세월의 한을 누구보다 잘 아는 LG 선수들은 텍사스와 한신이 누렸을 기쁨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주장 오지환은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나. (텍사스, 한신이) 간절하다 보니 (분위기가) 다 그 팀 쪽으로 기운 것 같다”며 “우리도 정말 간절하다. 그러니 우리에게 꼭 (우승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LG의 또 다른 ‘원클럽맨’ 임찬규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 우승이었다. 그는 “(LG에도) 모두 우승을 염원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제 우리 차례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전지훈련 때부터 우리는 단 하나만 생각해왔다. 그리고 단 한 번도 우리 자신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니 29년 만에 대업도 꼭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찬규에게는 가동초 4학년 시절이던 2002년 삼성 라이온즈와 KS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만큼 절실함이 배로 크다. 그는 “잊지 못할 KS다. 학교 안 가겠다고 떼쓰다 엄마에게 혼도 났다”며 웃은 뒤 “KS까지 뛰게 돼 난 성공한 ‘덕후’라고 생각한다”고 KS 출전을 영광으로 받아들였다.
잠실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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