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지막 KS 우승 감독’ 이광환의 메시지…“꾹 참고 기다려준 팬들 위해, 감사하며 힘내자” [PS 다이어리]

입력 2023-11-09 14: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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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이광환 전 감독. 스포츠동아DB

이광환 전 감독(75)은 LG 트윈스가 마지막으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통합우승을 차지한 1994년 사령탑이었다. 지금까지 LG의 마지막 KS 우승을 이끈 사령탑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전 감독의 상징성은 엄청나다.

LG는 염경엽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올해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정규시즌을 제패했다. 그러나 KS를 제패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KT 위즈와 1승1패로 맞선 올해 KS에서 4승을 먼저 거두기까지는 이 전 감독이 LG의 마지막 우승 사령탑이다. 최근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그는 29년 전을 떠올리며 “그 때는 험난했다. 옛날 방식을 바꾸려는 게 많이 힘들었다”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이 전 감독은 LG 사령탑 시절 ‘신바람 야구’로 팬들을 끌어 모았다. 야구 종주국 미국에서 배운 지식들을 팀에 접목시키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 중 하나가 선발과 불펜의 역할을 확실히 구분하는 ‘투수 분업화’였다. 잘 던지는 투수의 혹사가 당연시됐던 시절임을 고려하면, 이 전 감독이 도입한 시스템은 그야말로 획기적이었다.

“자율야구로 알려졌지만, 사실 메이저리그의 방식을 도입하려는 것이었다. 그래서 LG 시절 선수들을 데리고 미국에 갔는데, 보고 느낀 게 많았던 모양이다. 그렇게 점차 익숙해지고 자리를 잡았다. 말은 쉽지만, 개혁 수준이었기에 상당히 어려웠다.”

이 전 감독은 현재 건강상의 이유로 제주도 서귀포에서 요양 중이다. 그러나 LG의 경기는 꾸준히 챙겨보고 있다. LG의 변화를 꾸준히 지켜본 그는 올해 정규시즌 우승 과정에 주목했다. “지난해에도 마운드는 괜찮았는데, 중심타선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해는 타격도 좋아졌다. 이제는 팀으로서 갖춰야 할 부분들이 갖춰졌다. 특히 정규시즌 우승은 절대 운으로 할 수 없다. 야구는 ‘토털 게임’이다. 선수단과 구단 프런트, 트레이닝파트까지 손발이 잘 맞았기에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LG 팬들의 열정은 활화산 같다. 이 전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팬들을 향해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 이유다.

“오랫동안 꾹 참고 기다려준 팬들께 감사하다. 올해 정말 많은 팬들이 응원하는 걸 보면서 다시금 느꼈다. 팬들의 성원이 없으면 힘들다. 선수들뿐 아니라 현장 스태프와 구단도 팬들께 고마움을 느껴야 한다. 팬들께서 참고 기다려준 것 자체가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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