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6-2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한 LG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994년 우승 멤버인 차명석 LG 단장은 “1994년 이후 이렇게 오랜 기간 우승을 못하게 될 것이라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마지막 우승 이후로도 팀 전력은 좋았다. 선수들끼리는 우스갯소리로 ‘포스트시즌(PS) 못 가는 게 더 어렵겠다’는 얘기를 할 정도였다. 그런데 한국시리즈에 다시 오르는 데만 21년이 걸렸다”고 돌아봤다. 차 단장은 잠시 LG를 떠난 적도 있지만 선수, 코치, 단장으로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1994년 정상에 오른 뒤 LG는 2002년까지 총 3차례(1997·1998·2002년) 더 KS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1997년에는 해태 타이거즈, 1998년에는 현대 유니콘스, 2002년에는 삼성 라이온즈에 밀렸다.
그 뒤 LG에 암흑기가 찾아왔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시즌 연속 PS에 진출하지 못했다. ‘떨어질 팀은 떨어진다’는 이른바 ‘DTD(DOWN TEAM IS DOWN)’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LG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대거 수집하는 등 꾸준히 투자했지만, 결실은 없었다. 유망주의 성장은 더뎠고, 오히려 팀을 떠난 유망주가 다른 팀에서 폭발해 트레이드 실패에 따른 비난도 감수해야 했다.
다시 가을야구 무대에 선 것은 2013년이었다.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등 화려한 라인업을 앞세워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LG는 이후 가을야구 단골 멤버가 됐음에도 KS와 인연은 닿지 않았다. 2013년을 포함해 2022년까지 7차례 PS에 올랐지만 파이널 무대는 한 번도 밟지 못했다.
11년 만에 PS 진출을 이룬 뒤로 10년이라는 시간을 더 보낸 LG는 올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해 KS에 직행했다. KS를 앞두고도 전망이 아주 밝았던 것은 아니다. 외국인투수 아담 플럿코의 부상 이탈로 선발 싸움에서 크게 밀린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상대가 ‘선발야구’에 특화된 KT 위즈였기 때문이다. 안방에서 열린 1차전을 내준 LG는 2차전부터 타선이 폭발한 덕분에 결국 대업을 이룰 수 있었다. 그렇게 29년만의 KS 우승이 완성됐다.
잠실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