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축구국가대표팀 황인범. 스포츠동아DB
황인범(27·츠르베나 즈베즈다)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의 ‘중원사령관’으로서 맹활약 중이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직후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포르투갈)의 부름을 받았고, ‘벤투호의 황태자’라는 별명에 걸맞은 모습을 꾸준히 보인 데 이어 ‘클린스만호’에서도 중용되고 있다.
조율, 직접적 공격 전개, 전환 패스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춘 황인범의 존재 유무에 따라 지금까지 대표팀의 경기력에는 차이가 컸다. 10월 튀니지(4-0 승)~베트남(6-0 승)과 평가전에선 그가 컨디션 문제로 자리를 비웠음에도 대승을 거뒀지만, 그가 있어야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64년만의 우승은 물론 2026북중미월드컵 호성적도 가능하다.
과거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력이 최근 수년 새 크게 향상됐다. 이전까지는 정우영(34·칼리즈), 박용우(29·알아인) 등 중원 파트너를 3선에 두고 2선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파트너들과 함께 3선에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나서는 상황이 늘었다.
다만 황인범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싱가포르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 홈경기(5-0 승)에선 4백 수비진을 보호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수비력이 크게 요구되는 자리였지만, 후반 25분 이순민(29·광주FC)과 교체되기 전까지 수비에선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와 정승현(29·울산 현대)의 부담을 줄여줬고, 공격에선 공격자원들을 뒷받침하며 대승에 기여했다. 스스로도 “소속팀에서도 최근 이 역할을 많이 맡았다. 크게 어려운 것은 없다”고 새 역할에 자신감을 보였다.
황인범은 공격축구를 표방하는 ‘클린스만호’에서 큰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 황인범처럼 기술과 시야를 두루 갖춘 선수가 후방에서 버텨주면 공 소유와 전진에 탄력을 받게 된다. 손흥민(31·토트넘), 황희찬(27·울버햄턴),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 등 2선 자원이 넘쳐나는 지금 대표팀에서 ‘뼈대’로서 제 역할을 해주는 황인범의 존재는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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