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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는 12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선두 우리카드(11승4패·승점 31)에 이어 2번째로 시즌 10승 고지(5패·승점 25)를 밟은 삼성화재는 선두권 경쟁에 다시 가세했다.
삼성화재의 집념이 눈부셨다. 1, 2세트를 먼저 얻은 뒤 3, 4세트를 허무하게 내줘 5세트를 맞이했으나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값진 승점 2를 챙겼다. 특히 삼성화재는 풀세트 경기 100% 승률을 이어갔다. 올 시즌 5차례 5세트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대한항공, KB손해보험, 현대캐피탈(2회)에 이어 우리카드마저 따돌렸다.
11승25패, 꼴찌로 마친 지난 시즌을 떠올린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운도 따르지만 패배의식을 조금씩 지워가고 있다. 확실히 지난 시즌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긍정적 현상”이라며 웃었다.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9점을 퍼부으며 트리플 크라운(후위공격·서브·블로킹 각 3점 이상)에 성공한 외국인선수 요스바니가 팀 공격을 주도했으나, 토종 공격수들도 인상적이었다. 그 중 김정호는 23점으로 양 팀 통틀어 국내선수들 중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2세트가 특히 대단했다. 놀라운 디그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김정호는 연속 서브 에이스로 팀에 8-1의 큰 리드를 안겼다. 이날 후위공격 4개에 서브와 블로킹도 2개씩 성공시킨 그는 아쉽게 트리플 크라운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공격성공률 73.08%로 기대에 부응했다.
2017~2018시즌 삼성화재에서 데뷔한 김정호는 이듬해 트레이드로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또 한번의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으로 복귀했다. 애써 웃었지만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금세 마음을 잡았다. 버려졌다는 생각 대신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로 여겼다. 트레이드 시즌에는 조금 아쉬웠으나, 올 시즌에는 확실히 살아났다. 국내선수가 뒤를 받쳐야 외국인 주포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팀 공격 루트도 다양해진다. 김정호는 “좋았던 리듬을 기억하려고 항상 노력한다. 여전히 부족하다.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