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문보경이 당분간 4번타자로 출전한다. LG는 계획을 앞당겨 문보경의 4번타자 가능성을 테스트하기로 했다. 스포츠동아DB
“내년 계획을 앞당겼다.”
LG 트윈스 문보경은 4번타자 3루수로 10일 잠실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문보경의 4번타자 선발출전은 올 시즌 처음이다. 지난 시즌에는 9차례 4번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바 있다. 올해를 포함해 2년간 주로 5~6번 타순을 오갔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염 감독은 “감독인 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우리 팀 젊은 타자들 중 미래에 4번을 책임질 자원은 문보경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내년부터 4번에 주로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조금 앞당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은 오스틴 딘 3번타자, 문보경 4번타자 등 1~4번 타순은 고정적으로 가져갈 생각이다. 큰 슬럼프가 오는 선수가 나올 때까지는 유지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염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문보경의 정확성과 장타력 등을 고려했을 때 미래의 4번타자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염 감독의 말처럼 LG가 당초의 구상을 조금 앞당기게 된 것은 3번타자로 꾸준히 출전해온 김현수의 최근 타격 부진과 맞닿아 있다. 김현수는 전반기 막바지 10경기에서 1할대 타율로 부진했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9일 KIA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팀의 득점력도 고려했지만, 김현수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차원에서도 타순을 조정했다.
염 감독은 “1~4번 타순은 고정하고, 5~7번까지는 변화가 자주 있을 듯하다. 오지환이 돌아와도 타격 페이스가 좋은 선수가 5번에 들어가는 식으로 5~7번 타순을 짜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동원, 김현수, 오지환 등이 5~7번 타순에 들어간다.
염 감독은 올 시즌 팀의 타격 페이스가 전체적으로 확 살아난 시기가 한 번도 없었다고 판단한다. LG는 지난해 5월 마운드 사정이 썩 좋지 않았던 와중에도 타선의 힘을 앞세워 선두로 올라섰고, 결국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칠 수 있었다. 염 감독은 올 시즌 후반기에도 한 번이 타선이 확실하게 살아날 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전까지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