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11일(한국시간) 오만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원정 2차전을 끝낸 뒤 “오만의 잔디 상태가 좋았다. 우리 홈구장도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대한축구협회 SNS
내용상 완벽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경기력은 팔레스타인전보다 나아졌다. 이는 1, 2차전의 진영별 패스 횟수에서도 드러난다.
팔레스타인전 당시 대표팀은 우리 진영에서 패스를 292회 돌렸고, 상대 진영에선 323회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우리 진영에서 공을 오래 소유했고, 효율적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반면 오만전에선 우리 진영 내 패스는 199차례에 불과했고, 상대 진영에선 그보다 100개가 넘는 303차례 패스가 이뤄졌다. 팔레스타인전보다 오만전에서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바뀐 전술, 선수단 호흡 등 여러 요소가 이 같은 변화에 영향을 미쳤겠으나, 더 나아진 운동장의 잔디 상태도 경기력에 큰 도움을 줬다. 팔레스타인전이 벌어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곳곳이 움푹 파이고 고르지 못해 원활한 패스 플레이가 어려웠다. 반면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스포츠 콤플렉스의 잔디 상태는 훨씬 양호했다.
오만전에서 1골·2도움을 올리며 ‘홍명보호’를 구한 손흥민(토트넘)도 “오만의 그라운드 상태가 너무 좋았다. 덕분에 선수들이 자신 있는 플레이를 했다”며 “우리 홈구장도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소신 발언을 했다. 대표팀을 위해 총대를 멘 주장의 일침이었다.
안방보다 적지에서 경기력이 더 좋은 역설적 상황은 비단 오만전에서만이 아니었다. 대표팀은 아시아 2차 예선 때도 홈보다 원정에서 더 많은 골을 넣었다. 6경기 중 홈 3경기에선 7골, 원정 3경기에선 13골을 뽑았다.
홈 경기장의 잔디 개선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대한축구협회(KFA)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과 적극 협조해 전문 인력을 투입하고, 주기적으로 잔디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10월 15일 홈에서 열릴 이라크와 최종예선 4차전부터는 바뀌어야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