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피어난 고운 신록과 연분홍 꽃이 조화를 이룬 산청 동의보감촌   사진제공|산청군

나무에 피어난 고운 신록과 연분홍 꽃이 조화를 이룬 산청 동의보감촌 사진제공|산청군


아침 저녁으로는 조금 쌀쌀해도 그래도 한낮에는 10도가 넘는 완연한 봄날이다. 겨우내 입었던 두꺼운 옷을 넣어두고 한결 홀가분한 차림으로 나들이 다니기 좋은 때다. 조금 지나면 이제 남쪽으로부터 살금살금 꽃소식도 들려오기 시작할 것이다. 긴 추위의 문턱을 넘어 몸과 마음을 리프레시하는 봄맞이 여행을 생각한다면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을 주목해 보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곳곳의 여행 명소를 선정한 이 리스트 중에는 지금 같은 초봄에 떠나기 좋은 곳들이 꽤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번에 ‘한국관광 100선’의 지역 중 역사와 자연이 들려주는 치유의 이야기를 담은 여행지를 추천했다.
산청 동의보감촌 입구에 있는 동의폭포 광장. 동의보감촌은 엑스포주제관을 비롯해 한의학박물관 등 여러 시설을 공원처럼 꾸며 조성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산청 동의보감촌 입구에 있는 동의폭포 광장. 동의보감촌은 엑스포주제관을 비롯해 한의학박물관 등 여러 시설을 공원처럼 꾸며 조성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면역력 강화 여행, 산청 동의보감촌
(경남 산청군 금서면)지리산 천왕봉이 지척인 산청은 이름처럼 산 좋고 물 맑은 고장이다. 지리산 자락에서 자라는 1000여 종의 약초로 만든 산청의 건강한 음식은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인기가 높다.

이곳에 허준의 ‘동의보감’을 테마로 한 산청 동의보감촌이 있다. 산청 동의보감촌은 올해 처음으로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엑스포주제관을 비롯해 한의학박물관, 한방기체험장, 한방테마공원, 산청약초관, 허준순례길, 한방자연휴양림, 무릉교 등 여러 시설을 거대한 공원으로 꾸몄다. 한방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과 약초밥상까지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산청 동의보감촌 윗쪽에는 한방자연휴양림이 있다. 백두대간의 정기가 모여드는 명당이라 그 기운을 받으려 숙박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외에도 산청에는 곳곳이 면역력 강화 여행지다. 빼곡한 고가와 돌담길이 아름다운 남사예담촌, 젠지 세대들에게 카페 같은 절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한 수선사, 문익점 선생이 우리 땅에 목화 씨앗을 들여와 처음으로 재배했다는 목면시배유지 등을 함께 돌아보면 좋다.
대관령 3대 목장 중 하나로 꼽히는 삼양라운드힐의 푸른 초원과 풍력발전기. 삼양라운드힐은 서울 여의도 7배에 달하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사진제공|평창군

대관령 3대 목장 중 하나로 꼽히는 삼양라운드힐의 푸른 초원과 풍력발전기. 삼양라운드힐은 서울 여의도 7배에 달하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사진제공|평창군

●가슴 탁 트이는 이국적인 절경, 대관령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대관령은 평창군과 강릉시 경계에 있는 해발 832m의 고개다. 대관령은 ‘한국관광 100선’에서 대관령은 5회 연속 선정된 관광지다. 대관령의 매력은 다른 곳이 견줄 수 없는 호쾌하고 이국적인 풍광이다.

대관령 일대는 풍경도 기후도 남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넓은 고원 지대가 파노라마처럼 시야 가득 펼쳐진다.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고 눈도 많이 내린다. 이런 지형적, 기후적 조건을 바탕으로 목장과 스키장, 풍력발전단지가 어우러지는 대관령만의 이국적인 풍경이 완성됐다.
대관령 발왕산 정상부에 있는 전망대 스카이워크.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야외 전망대로 모나용평 스키장에서 케이블카로 갈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대관령 발왕산 정상부에 있는 전망대 스카이워크.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야외 전망대로 모나용평 스키장에서 케이블카로 갈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대관령에는 크고 작은 목장이 여럿 있는데 그중 삼양라운드힐과 하늘목장, 대관령양떼목장이 3대 목장으로 꼽힌다. 삼양라운드힐은 서울 여의도 면적 약 7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와 시원한 전망이 유명하다. 하늘목장은 사계절 운영하는 트랙터 마차와 희귀 양인 발레 블랙노즈 양 등이 있다. 대관령양떼목장은 인기 포토존인 나무 움막이 매력 포인트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이었던 모나용평과 알펜시아리조트도 대관령에 있다.

대관령에는 다양한 주제의 체험 공간도 많다. 동계올림픽을 추억하고 동계스포츠를 체험하는 평창올림픽기념관(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기념관), 대관령의 우유로 치즈를 만들어보는 바람마을 치즈체험장, 세계 각종 인형을 전시하는 비엔나인형박물관 등이 있다.
잘 관리된 경내가 경건함을 느끼게 하는 아산 현충사. 사당을 가장 위에 두고 그 아래로 고택, 활터, 구 현충사 건물, 정려, 기념관 등이 모여 있다          사진제공|아산시

잘 관리된 경내가 경건함을 느끼게 하는 아산 현충사. 사당을 가장 위에 두고 그 아래로 고택, 활터, 구 현충사 건물, 정려, 기념관 등이 모여 있다 사진제공|아산시

●3월에 되새기는 호국 의지, 아산 현충사
(충남 아산시 염치읍)아산 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는 사당이다. 사당을 가장 위에 두고 그 아래로 고택, 활터, 구 현충사 건물, 정려, 기념관 등이 모여 있다.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충무공이순신기념관에서는 이순신의 업적과 함께 장군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일화도 만날 수 있다. 현충사 현판, 이순신 영정, 난중일기, 장검, 서간첩과 교서 등 국보 전시물도 여러 개다. 현충사는 올해 처음으로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아산 현충사의 사당. 현충사 현판, 이순신 영정, 난중일기, 장검, 서간첩과 교서 등 국보로 지정된 전시물이 여러 개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아산 현충사의 사당. 현충사 현판, 이순신 영정, 난중일기, 장검, 서간첩과 교서 등 국보로 지정된 전시물이 여러 개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아산여행에서 온천도 즐길거리다. 세종대왕이 다녀간 후 현종, 숙종, 영조, 정조 등이 좋아했던 온양온천은 ‘왕실 온천’이라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온양민속박물관은 감각적인 전시와 행사로 몇 해 전부터 핫한 여행지로 꼽힌다. 세계꽃식물원은 사계절 내내 싱그러운 녹음과 화사한 꽃으로 여행자를 맞아준다. 아산 공세리성당은 소박하면서 경건한 분위기가 여행객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있는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차체에 전쟁 중에 입은 총탄 자국이 선명하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있는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차체에 전쟁 중에 입은 총탄 자국이 선명하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분단의 현장서 바라는 평화의 시대, 파주 임진각과 DMZ 생생누리
(경기 파주시 문산읍)DMZ 접경지역에 있는 파주 임진각(평화누리공원)은 전쟁의 아픔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관광지다. 여러 번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이곳에는 실향민들이 고향을 바라보던 임진각과 망배단, 전쟁으로 파괴된 임진강 독개다리, 총탄 자국이 선명한 장단역 증기기관차 등이 남아 있다. 알록달록한 바람개비 언덕과 임진강변생태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임진각 평화 곤돌라는 민통선을 넘는 특별한 이동 수단이다. 곤돌라에서 내려 미군 주둔 시설이었던 캠프 그리브스를 방문하면 가이드 투어(70분)를 통해 탄약고, 숙소, 전시관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임진각 평화 곤돌라를 타고 방문할 수 있는 옛 미군 주둔 시설 캠프 그리브스의 전시관, 정전 협정 서약서와 학도병들의 사연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

임진각 평화 곤돌라를 타고 방문할 수 있는 옛 미군 주둔 시설 캠프 그리브스의 전시관, 정전 협정 서약서와 학도병들의 사연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관광공사

‘2025-2026 한국관광100선’에 선정된 DMZ 생생누리에서는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DMZ의 역사와 생태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VR 드론 라이더, DMZ 비밀의 숲, 미디어아트 전시 등이 있으며, 곤돌라 이용객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DMZ 평화관광은 한반도생태평화 종합관광센터에서 출발하며 셔틀버스를 타고 제3땅굴, 도라전망대, 통일촌을 둘러보는 약 3시간짜리 코스로 진행한다.

인근 명소로는 헤이리 예술마을과 파주출판도시가 있다. 라이브 드로잉 대가 김정기 뮤지엄,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로 시자가 설계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함께 돌아보면 좋다. 지혜의 숲에서는 거대한 서가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출판도시 활판인쇄박물관에서는 직접 활자를 골라 인쇄해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