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제2의 정종진 되겠다” 29기 수석 박건수 특선급 입성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특선급 경주 장면, 29기 기대주인 우수급의 박건수가 11일 특별승급 성공해 앞으로 임채빈, 정종진 등 경륜 최강자들과 함께 경주에 출전한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훈련원 29기 수석졸업 박건수(S3, 김포)가 특선급 무대에서 뛴다

박건수는 11일 광명 20회차 우수급 결승에서 우승하며 특별승급으로 특선급에 진출했다.
당시 결승에는 또 다른 특별승급 대상자였던 곽현명(17기, S3, 동서울)도 출전해 두 선수의 대결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선행으로 선제공격을 나선 박건수가 자신을 마크한 곽현명의 추격을 따돌리면서 우승하며 특별승급했고, 2위를 한 곽현명도 특선급 재입성에 성공했다.

●데뷔 초에는 아쉬운 성적
  박건수는 사이클 선수가 아닌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이다. 비선수 출신으로 활약한 박병하, 인치환 등과 비교되며 29기 신인 중에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데뷔 이후 초반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1월 17일 첫 출전에서 선행을 했으나 자신을 추주한 김제영(22기, A1, 동서울), 정태양(23기, A3, 세종), 박지웅(26기, A2, 신사)에게 줄줄이 역전을 허용하며 4착을 했다. 다음날인 12일에는 젖히기로 첫 승을 거뒀으나, 13일 다시 선행 우승에 도전했다가 김현경(11기, A1, 대전 도안)에게 덜미를 잡혀 2착을 했다. 선행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전에서는 선행이 아닌 젖히기로 거둔 1승 밖에 없었다.

 27기 수석 손경수(S3, 수성), 28기 수석 손제용(S1, 수성)이 각각 2023년 1월 8일과 2024년 1월 14일 첫 회차 출전부터 3연승을 거두며 일찍 특선급으로 특별승급한 것과 비교하면 29기 수석 박건수의 성적은 기대이하였다.

 박건수도 기존의 비선수 출신 강자 또는 수석 졸업자와의 비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주 영상을 통해 선배들이 어떻게 경기를 뛰었고, 얼마 만에 승급했는지도 일일이 확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비선수 출신으로 실전 경험이 부족했던 박건수는 2월 9일(일) 열린 광명 6회차 우수급 결승에서 너무 느슨하게 김준철(28기, A1, 청주)의 선행을 추주하다 곽현명에게 젖히기를 맞아 3위를 했더. 연이어 열린 스피드온배 대상 경륜 결승에서도 김포팀 선배들의 앞이 아닌 뒤에서 경기를 풀어가다 젖히기가 불발되며 7위에 머물렀다.

29기 수석 졸업생 박건수(S3, 김포), 27기 손경수, 28기 손제용 등의 선배 수석졸업생에 비해서는 늦었지만 11일 우승하며 특선급으로 특별승급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4월부터 상승세, 9연승으로 거둬
박건수 길어지던 데뷔 초 부진에서 4월부터 벗어나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4월 6일 부산광역시장배 특별경륜에서 같은 팀 김민호(25기, A1, 김포) 막으며 결승 첫 우승에 성공했다. 25∼27일 창원으로 무대를 옮겨 또 3승을 추가했다. 이어 광명 19회차(5.9∼11)에서도 3연승을 따내며 내리 9연승으로 거둔 끝에 마침내 특선급의 상징인 ‘빨간 바지’를 거머쥐었다.

 박건수는 12일 예상지 ‘경륜박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건수는 “스케이트를 타며 기량에 대한 고민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싶을 때 코치께서 경륜 입문을 권하셨고, 사이클 선수였던 친누나의 후배였던 엄정일(19기, S2, 김포) 선배의 도움을 받아 경륜 선수가 되었다”며 “ 훈련도 많이 하고 있고, 몸 상태도 좋아 당분간은 자력 승부로 기존 강자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롤모델 정종진(20기, SS, 김포) 선수와 함께 훈련하다 보면 2∼3년 안에 슈퍼 특선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당연히 그랑프리 우승 욕심도 있고, 자신도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륜박사’의 박진수 팀장은 “박건수는 2013년 그랑프리에서 비선수 출신으로 우승을 차지한 박병하를 연상케 하는 타고난 순발력을 가지고 있다”며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당분간 선행 위주로 존재감을 알리는 데 집중하면서 뒷심을 보강한다면 임채빈(25기, SS, 수성), 정종진(22기, SS, 김포)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손색이 없다”고 잠재력을 평가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