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타디움 마운드에서도 빛난 손흥민…MLS 마수걸이 골은 30라운드 ‘골 오브 더 매치데이’ 선정되는 등 겹경사 잇따라

손흥민이 28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다저스의 MLB 정규시즌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하고 있다. MLS에 순조롭게 적응했고 MLB에서도 시구를 하며 글로벌 스포츠스타의 위상을 인정받았다. LA│AP뉴시스

한국축구의 ‘리빙 레전드’ 손흥민(33·LAFC)이 미국에서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순조롭게 적응했고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시구를 하며 글로벌 스포츠 스타의 위상을 인정받았다.

손흥민은 28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LA 다저스의 MLB 정규시즌 경기 시구자로 나섰다. 이날 시구는 LAFC와 같은 연고지를 쓰는 홈팀 다저스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14일 행사 초청이 확정된 이후 LAFC와 다저스 구단 소셜미디어(SNS)에는 손흥민이 캐치볼을 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과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LA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소니!”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환영사가 끝난 뒤 뜨거운 함성을 받으며 마운드에 올라온 손흥민은 어깨를 으쓱한 뒤 스트라이크 존을 정확히 찌르는 공을 던져 모두의 탄성을 자아냈다.

공을 받은 다저스 투수 블레이크 스넬이 “글러브를 움직일 필요가 없는 완벽한 투구였다”고 칭찬하자 손흥민은 “당신 덕분에 공을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손흥민의 시구가 갖는 의미는 크다. MLB 시구는 도널드 트럼프,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등 전·현직 미국 대통령들과 올림픽 여자 체조에서 금메달 7개를 수확한 시몬 바일스, 세계적 래퍼 칸예 웨스트 등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들에게 주로 허락됐다. 2015년 8월부터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0년 간 몸담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친 손흥민 역시 높은 위상을 인정받은 셈이다.

손흥민은 이날 겹경사를 안았다. MLS 데뷔 3경기만에 터진 마수걸이 득점이 정규리그 30라운드를 가장 빛낸 골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그는 24일 텍사스주 프리스코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FC 댈러스와 원정경기에서 전반 6분 감각적인 프리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MLS 사무국이 26일부터 진행한 ‘30라운드 AT&T 골 오브 더 매치데이’ 팬 투표 결과 손흥민의 골은 60.4%의 득표율로 발타사르 로드리게스(인터 마이애미·29.1%), 밀란 일로스키(필라델피아 유니언·8.4%), 잭슨 홉킨스(DC 유나이티드·2.2%)를 압도했다.

손흥민은 흐뭇한 기운을 다음달 1일 BMO스타디움에서 열릴 샌디에이고FC와 2025 MLS 31라운드 경기에서도 이어가려 한다. MLS 입성 후 첫 홈경기라 기대감은 더욱 크다. 시카고 파이어(2-2 무·페널티킥 유도), 뉴잉글랜드 레볼루션(2-0 승·1도움), FC댈러스(1-1 무·1골)와 원정 3연전에서 끌어올린 에너지를 한껏 표출하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