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회원권그룹 오픈 1라운드 14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허인회. 사진제공 | KPGA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1라운드 14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허인회. 사진제공 | KPGA


“8개월 정도 클럽을 잡지 않았다. 은퇴해야 하나, 고민도 했다.”

웃으면서 얘기했지만, 그 동안의 마음고생은 숨길 수 없었다.

베테랑 허인회(37)가 돌아왔다. 치료 차 먹었던 약이 금지약물로 판명돼 6개월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던 허인회는 28일 경기 광주시 강남300CC(파70)에서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25시즌 하반기 첫 대회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총상금 7억 원)을 통해 필드에 복귀했다. 1라운드 성적은 버디 2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3오버파 73타.

KPGA 통산 6승을 거둔 허인회는 지난 5월 금지약물 복용으로 6개월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1월 23일부터 소급적용된 징계는 7월 22일 끝났고,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을 통해 지난해 11월 투어 챔피언십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국내 팬들 앞에 섰다.

“의사 처방을 받아 치료 차 먹던 약이 금지약물로 바뀐 사실을 미처 몰랐던 탓에 벌어진 일”이라고 당초 입장을 재확인한 허인회는 “약물에 대한 경각심을 덜 가졌던 내 잘 못”이라며 “내 일로 인해 다른 선수들도 도핑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1라운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허인회. 사진제공 | KPGA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1라운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허인회. 사진제공 | KPGA

허인회는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어 사실 8개월 동안 골프 클럽을 잡지 않고, 집 안에서 두문불출했다. 은퇴를 해야 하나, 고민도 했다”고 털어놓은 뒤 “와이프가 처음엔 토닥토닥해주더니, 나중엔 정신 차리라고 하더라. 가족의 힘과 후원사, 팬들의 격려 덕분에 다시 필드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출장 정지가 풀린 지난 달, KPGA 투어 복귀에 앞서 DP월드투어 덴마크 챔피언십에 먼저 나섰다가 컷 탈락했던 허인회는 “덴마크에서 예상보다 너무 못 쳐 깜짝 놀랐다”며 웃은 뒤 “오늘도 마지막 파5 홀 더블보기는 충격이었다. 그래도 이번 대회에선 일단 컷 통과를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회를 못 나왔던 만큼, 남은 하반기 대회에서 두 배로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하반기에 2승을 하고 싶다. 욕심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광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광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