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국내 최초 폐플라스틱 종합 재활용 센터 구축…해중합 기술 상업화 가속

리사이클 이노베이션 센터가 건설될 SK케미칼 울산공장 전경. 사진제공 ｜SK케미칼

SK케미칼이 국내에 폐플라스틱을 원료화하고 실증 연구부터 소재 생산까지 아우르는 종합 재활용 솔루션 센터를 설립한다. 이를 통해 해중합 기술 상업화를 본격화하고 기존 생산 인프라와 연계해 완결적 자원 순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SK케미칼(대표이사 안재현)은 울산공장 부지 내에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재활용 원료(r-BHET)를 생산하는 파일럿 설비를 새롭게 투자하고, 기존 코폴리에스터 상업생산 설비와 연계한 ‘리사이클 이노베이션 센터(RIC)’를 구축한다고 18일 밝혔다. SK케미칼이 국내에 해중합 기술 기반의 복합 재활용 시설을 갖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품질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검증
특히 신규 해중합 파일럿 설비는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r-BHET를 생산하며,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50톤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r-BHET는 폴리에스터 계열 소재의 중간 원료로, SK케미칼의 화학적 재활용 기술의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이 설비는 기존 방식으로 재활용이 어려운 섬유, 필름, 자동차 부품 등의 저품질 폐플라스틱을 원료화하는 기술을 검증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새롭게 구축되는 RIC는 순환 재활용 원료(r-BHET)부터 순환 재활용 소재 생산까지 일원화된 연구·생산 체계를 갖춘다. △순환 재활용 페트(PET) 제조를 위한 중합 파일럿 △순환 재활용 코폴리에스터 상업 생산 설비 등이 포함되며, 해중합부터 실증 연구, 중합 및 양산까지 모든 공정이 한 곳에서 유기적으로 진행된다.

●완결적 플라스틱 순환 실현
SK케미칼은 “산업별 폐플라스틱의 형태와 물성이 다르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해중합 기술과 소재 생산 역량이 필수”라며 “RIC를 통해 다양한 산업군에서 요구하는 높은 난이도의 재활용 과제를 신속하고 유연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RIC가 완공되면 SK케미칼이 추진하는 클로즈드 루프(Closed Loop) 시스템 구축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시스템은 폐플라스틱을 수거·세척·해중합·중합 등의 과정을 거쳐 다시 석유 기반 플라스틱과 동일한 품질로 재생산한 후, 이를 가전, 식음료 용기 등 다양한 산업 제품의 원료로 활용하는 순환 체계를 의미한다.

현재 대다수의 재활용 플라스틱은 페트병을 섬유로 전환하는 1차적 재활용에 그치며, 이후 폐기된 섬유 제품은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된다. 그러나 해중합 기술 기반 순환 재활용 소재는 분자 단위로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석유 기반 소재와 동일한 품질을 구현할 수 있어, 생수병을 다시 생수병으로, 폐가전의 플라스틱을 다시 가전 부품으로 재활용하는 완결적 순환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

SK케미칼은 RIC를 기반으로 음료, 화장품, 가전,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군과 협력을 강화해 폐자원 순환 인프라를 확충하고, 안정적인 폐자원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산업별 맞춤형 해중합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 대규모 양산 시설로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안재현 SK케미칼 사장은 “재활용 원료부터 리사이클 플라스틱까지 연결되는 통합 연구·생산 체계 구축은 플라스틱 순환 재활용 혁신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식·음료, 자동차, 전기전자, 패션 등 다양한 산업군과 긴밀히 협력해 완결적 자원 순환 체계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