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창 니어스 대표

이지창 니어스 대표



도장은 제품의 마지막 화장이다. 화장이 사람을 아름답게 하고 보호하듯, 도장은 제품의 내구성을 높이고 가치를 끌어올린다. 하지만 사람에게 화장은 선택일 수 있어도, 제품에서 도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유해 가스, 폐기물이다. 도장은 미려함과 동시에 환경이라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니어스(대표 이지창, 28세)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풀어가는 기업이다. 맞춤형 도장부스와 대기환경 설비를 전문으로 하며, 도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왔다.

창업 초기에는 도장부스와 집진기가 주력 사업이었다. 당시만 해도 환경은 제조업의 핵심 의제가 아니었지만, 집진 분야에 주목한 선택은 결과적으로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었다.
사명 ‘니어스(NIUS)’는 ‘Nature In Us(자연 속의 우리)’라는 철학에서 나왔다. 단순히 색을 입히는 기능을 넘어, 도장 현장에서 발생하는 유해 분진과 환경 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지창 대표는 현장과 함께 성장했다. “어린 시절 방학이면 공장에 나가 일을 배웠습니다. 철판 냄새, 필터에 스며든 먼지, 엔진 소리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산업 현장이 몸에 밴 그는 결국 현장의 불편을 개선하는 길을 선택했다.

2020년 10월, 니어스는 국내 최초로 집진설비가 내장된 도장부스를 개발했다. 도장과 집진을 동시에 수행하는 방식으로, 터널굴착 시 암석 잔해를 곧바로 처리하며 나아가는 TBM 공법을 떠올리게 한다. 이 혁신은 오염물질 저감은 물론 품질 향상까지 이끌어냈다.

2021년에는 품질경영시스템(ISO9001)과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 인증을 획득했다. 이어 2024년에는 ‘도장부스 바닥유닛’을 특허 출원했다. 기존 설비의 활성탄 탑재 용량을 300kg에서 1000kg으로 늘린 기술이다. 이 성과는 광주 관공서 납품으로 이어졌다. 현재 니어스는 특허 14건(등록·출원 포함)과 각종 기업 인증 10여 종을 확보했다.

니어스의 강점은 설계부터 제작, 설치, 유지보수까지 직접 수행하는 ‘논스톱 토탈 서비스’다. 단순 중개가 아니라 공장, 설비, 인력, 설계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어, 자동차·부품·가구·프레임·선박·군부대·관공서 등 다양한 업종에 맞춤형 설계를 제공할 수 있다.


이지창 대표는 “강화되는 환경 규제는 불편이 아니라 더 좋은 설비를 만드는 동기부여”라며 “결국 작업자와 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의 탄소 절감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청년 기업가. 니어스의 행보는 도장을 ‘오염의 상징’에서 ‘친환경 혁신의 상징’으로 바꿔놓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