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1명 압사·100명 중경상…최악의 공연 사고

입력 2011-0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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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키즈 온 더 블록

■ 1992년 악몽의 ‘뉴 키즈…’ 내한공연
이른바 ‘알몸 뒤풀이’ 등 일부 중고교 졸업생들의 빗나간 행태에, 결국 경찰이 엄격한 단속의 잣대를 들이댔다. 졸업식장 주변은 살벌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어른들은 자신들의 시각으로만 아이들을 보려 하고, 아이들은 그 굴레에서 벗어나려 한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순환의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성장통을 앓으며 자라나는 것일까.

1992년 오늘, 10대와 부모들은 물론 전 사회적으로 이 같은 성장통을 앓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세계적인 팝그룹 뉴 키즈 온 더 블록(이하 뉴키즈)이 내한공연을 가졌다. 서울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 무대에 그들이 등장하자 1만6000여 10대 소녀팬들은 일제히 열광했다. 공연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오후 7시55분, ‘스텝 바이 스텝’ 등 히트곡이 울려퍼지자, 관객들이 한꺼번에 무대로 향하면서 200여명이 쓰러지고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1명이 숨졌고 10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최악의 공연 사고’였다. 이 사고로 공연 주최사 서라벌레코드사 대표는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공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사고는 이전부터 예견됐던 건 아니었을까. 1월 말부터 공연 티켓을 구하려는 10대들로 각 예매처가 북새통을 이뤘고, 2월16일 뉴 키즈의 입국 현장인 김포공항에 무려 1000여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뉴 키즈 멤버의 모자를 동시에 빼앗아 싸움이 일자 공항 직원이 가위로 잘라 나눠주기도 했고, 머리카락을 뽑아 챙기는 팬들도 있었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뉴 키즈가 방한 기간 동안 머문 숙소 앞도 장사진이었다.

이에 어른들은 입시 경쟁 위주 교육, 올바른 청소년 문화 등 또 다시 ‘점잖은’ 하지만 메아리 없는 목소리를 냈다.

언제나 되풀이되는 어른들의 목소리는 금세 묻혔다. 하지만 누구 한 사람 10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세심히 돌아본 어른은 없어보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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