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1972년 나훈아, 공연 중 20대에 병으로 습격당해

입력 2011-06-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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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경쟁을 펼치는 라이벌 관계의 스타들이 있다. 하지만 이처럼 치열했던 라이벌은 없었을 듯하다. 바로 가수 나훈아와 남진. 두 사람은 1970년대 한국 가요계를 장악하고 팬들을 양분,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1972년 오늘, 그 경쟁의 와중에 나훈아가 공연 도중 피습을 당했다. 이날 밤 10시45분쯤 서울시민회관 공연에서 나훈아가 ‘찻집의 고독’을 부르는 순간 20대 김 모 씨가 무대로 뛰어올랐다. 그는 나훈아에게 악수를 청하는 척하다 미리 준비한 깨진 병으로 나훈아의 얼굴을 가격했다. 나훈아는 피범벅이 된 채 큰 상처를 입었다.

김 씨는 경찰에 검거된 뒤 “인기 연예인에게 해를 끼쳐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그 배후가 있는지도 조사했다. 나훈아 측 역시 “계획된 테러”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배후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충격적인 사건을 둘러싸고 세상의 입들은 가만있지 못했다. “남진이 라이벌 나훈아를 해치려고 했다”는 등 숱한 루머가 나돌았다. 이에 연예인협회 가수분과위원회는 수사 당국에 “정확한 결론을 내려달라”고 호소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이 같은 루머는 말 그대로 루머로만 떠돌 뿐이었고 남진의 억울함은 세월에 묻혀갔다.

범인 김 씨는 1974년 남진에게 “나훈아 사건은 당신이 시킨 것이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또 다시 구속됐다. 물론 협박 피해를 견디다 못한 남진의 신고에 따른 것이었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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