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영어 개그맨? 난, 뭐 좀 아는 웃기는 개그맨!”

입력 2012-09-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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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통한 영어 실력을 개그에 결합해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김성원. 사진제공|코코엔터테인먼트

■ 개콘 ‘멘붕스쿨’ 로 뜬 이 남자, 김성원


어린시절 이민 생활로 영어 등 능통
영어,지금은 무기지만 최고의 단점
‘영어 개그’ 넘어야 진짜 개그맨이죠
다음엔 ‘바보 연기’로 그 틀 깰까요?

‘현역 제대’ 화제…되레 민망했어요
꿈? ‘한국 개그’ 세계에 알리는 것!

“오 마이 갓! 그랜 마(할머니)∼?”

영화에나 나올 법한 잘 생긴 남자가 무대에서 어린 아기부터 할머니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하며 시청자를 웃기기에 바쁘다. 거침없이 망가지고 일그러진 표정을 지어도 너무 잘 생겨만 보이는 이 남자, 개그맨 김성원(28)이다.

김성원은 현재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멘붕스쿨’에서 유학파 학생 역으로 출연 중이다. 서양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를 소재로 한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원어민 뺨치는 영어 발음과 과장된 몸동작, 표정 연기로 웃음을 주고 있다.

실제로 10세 때 부모님을 따라 멕시코로 이민을 갔던 그는 영어와 스페인어가 능통하다. 하지만 영어를 잘한다는 칭찬보다 “이번 주 방송된 개그가 너무 재미있었다”는 말이 훨씬 기분 좋은 천생 개그맨이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하지만 우리 문화권에서는 조금 생소한 에피소드를 찾는 것이 과제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차가 고장이 나면 보험사에 전화를 하지만 미국에서는 히치하이킹을 하는 것과 같은…. 요즘에는 ‘멘붕스쿨’에 함께 출연하는 선후배들도 아이디어에 살을 많이 붙여 준다.”

2009년 KBS 24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성원은 그동안 ‘LA쓰리랑’, ‘슈퍼스타 KBS’, ‘굿모닝 한글’ 등의 코너를 통해 다양한 영어 개그를 선보였다. 지금 그에게 가장 큰 무기는 당연히 영어.

하지만 김성원은 “영어 개그를 넘어설 때 비로소 진정한 개그맨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지금 나의 장점은 영어지만 동시에 최고 단점도 영어”라고 말했다.

“지금은 다른 개그맨들이 시도하지 못한 개그를 하는 덕분에 분명 장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영어 개그로만 밀고 나갈 수는 없다. 나는 ‘웃기는’ 개그맨이 되고 싶지, ‘영어 잘 하는 개그맨’으로 남고 싶지는 않다. ‘멘붕스쿨’이 어쩌면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음 개그의 무기는 아마도 ‘바보 연기’가 되지 않을까.”(웃음)

김성원은 다양한 재주와 능력만큼 표정 연기도 일품이다.


학창시절 대부분을 멕시코에서 보낸 그는 어린 시절부터 희극 배우를 꿈꿔 왔다. 학교를 다닐 때는 늘 장난을 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했고, 자신의 개인기에 크게 웃어 주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희열을 느꼈다. 그래서 무작정 한국으로 돌아왔다.

“멕시코에서 시민권을 취득하면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친구들의 말도 귀에 들리지 않았다. 무조건 한국에 가서 군대도, 대학도, 꿈도 이뤄야겠다고 다짐했다. 때문에 멕시코 영주권 포기와 현역 제대가 화제가 된 것도 오히려 민망하다며 웃었다.

김성원은 가까운 미래에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한국 개그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매년 캐나다에서 ‘래프 어 랏(Laugh a lot)’이라는 축제가 열리는데 선배들과 함께 참가하고 싶다. 한국 정서에 맞는 영어 개그가 통했듯이 반대로 서양 정서에 맞는 한국식 개그도 분명히 통할 거라고 믿는다. 개그에도 장르가 많은데 대중에게 영어 말고도 ‘할 줄 아는 게 많은 개그맨’이라는 생각을 심어 주고 싶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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