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선고 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성민)이 남은 인생을 걸고 펼치는 마지막 변론기이자 삶의 소중한 가치와 가족애를 그린 드라마다. '마왕’ ‘부활’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 콤비의 3년만의 차기 작이다.
앞서 tvN 금토드라마는 ‘미생’부터 ‘두번째 스무살’ ‘오 나의 귀신님’ ‘응답하라1988’ ‘시그널’까지 신드롬에 가까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전작들의 흥행이 드라마 ‘기억’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충분해 보인다.
10일 왕십리 디노체컨벤션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박찬홍 감독과 배우 이성민은 “‘시그널’ 흥행이 부담스럽지만 후광을 입고 싶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박찬홍 감독은 “‘미생’과 ‘시그널’을 만든 김원석 감독은 내가 잘 아는 후배다. ‘시그널’을 보면서 이렇게 치열하고 훌륭한 드라마를 만든 감독에게 칭찬을 보낸다. 부담스럽다. 후속작도 그에 못지 않는 작품성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그널'의 후광을 이을 수 있다는 면에서 고맙다”고 각오했다.
이성민은 “‘미생’을 함께 했던 김원석 감독이 '시그널'을 만들었다.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 김원석 감독은 왜 이렇게 잘 할까. 짜증났다”며 “'시그널'이 굉장히 부담스럽다. 그러면서도 기대와 의지도 있다. 우리 박찬홍 감독도 지금 광적으로 연출을 하고 있다. 좋은 드라마일 것”이라고 가감없이 드라마에 임하는 소감을 솔직하게 말했다.

특히 ‘기억’의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는 복수 시리즈 KBS2 드라마 '상어'(2013), '마왕'(2007), '부활'(2005)을 함께 제작했다. 세 작품은 사건과 갈등 안에 있는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고 날카롭게 묘사하는 치밀한 구성으로 마니아 시청자 층을 형성하며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 받은 바 있다. 또 '기억'은 제작진 특유의 색깔이 tvN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tvN이 그동안 젊은 감각을 바탕으로 색이 뚜렷한 장르물을 꾸준히 선보여 tvN 애청자 층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국내 드라마 필수 조건이라 불리는 로맨스 없이도 작품을 완성도 있게 풀어내는 tvN과 박찬홍 감독·김지우 작가의 만남이 기대되는 이유다.
박찬홍 감독은 “작가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 40대가 주인공인 드라마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남자 이야기를 하자는 작가 제안에 기획 시작했다. tvN을 만났는데 보통과 다르게 40대 주인공 드라마를 좋게 보더라. tvN이 우리를 믿어준만큼 잘 만들고 싶다”고 어려운 선택을 한 tvN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촬영 중이다. 기획보다 훨씬 만족스럽다. 이성민을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감탄하고 있다. 오히려 연기를 통해 연출을 배우고 있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기억’은 ‘시그널’ 후속으로 오는 3월 18일 저녁 8시30분 첫 방송된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