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주연, 아들 감독…특별한 영화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입력 2021-10-05 14: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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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가 예고편을 공개했다.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때로는 지긋하고 때로는 애틋한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따로 또 같이 사는 우리 시대 가족의 초상을 내밀하게 담은 작품. 지난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한 신예 신동민 감독 데뷔작이다.

실제 엄마와 아들이 배우와 감독으로 함께 만들어낸 특별한 가족 에세이라는 측면이 흥미로운 형식과 스토리텔링의 성취를 보여주며 관객 저마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낸 동시에 가족에 대한 내밀한 고민과 성찰을 상투성을 거둔 시선과 절제된 감정으로 담아내며 보는 이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다. 감독의 실제 어머니이자 본인 역할을 맡아 자연스러우면서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는 김혜정 배우와 연극무대에서 스크린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신예 신정웅 배우의 신선한 캐스팅 역시 돋보인다.

공개된 메인 예고편은 4:3의 화면비와 고정된 촬영으로 안정감과 신선한 눈맛을 선사하는 실제 영화의 특징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기대감을 높인다. 예고편 시작과 함께 ‘동민’이 엄마 ‘혜정’의 집을 찾아가는 모습이 잔잔한 음악과 함께 나온다. 지금 집에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혜정’은 아직 짐을 다 정리하지 못한 채 쌓아두고 있다. ‘동민’은 너저분한 짐들을 바라보며 진작 버려버리지 이제야 정리하는 거냐며 무심하게 얘기한다.

‘혜정’이 살아온 세월과 함께 퇴적된 짐들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으며 ‘동민’이 마주하게 될 엄마의 마음은 어떤 것일지 궁금하게 만든다. 탁 트인 바깥으로 나와 나란히 앉은 ‘동민’과 ‘혜정’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동민’은 엄마가 양말을 짝짝이로 신었다며 무뚝뚝하지만 엄마를 생각하는 세심한 마음을 표현한다.

‘일상이 영화라는 빛을 품을 때 우리는 작은 기적을 만난다’라는 카피라인은 영화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가 취한 영화적 형식이 허물어버린 다큐와 극 사이의 간극에 대한 속 깊은 은유다. 엄마 ‘혜정’은 달마도 그림 앞에서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소박한 기도를 올린다. 삶에는 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다며 초연한 태도를 가진 ‘혜정’은 노래방에서 구슬픈 마음을 노래에 띄워 보내고 ‘동민’은 그런 엄마를 애틋하게 바라본다.

엄마와 아들이 배우와 감독으로 함께 만들어낸 영화라는 작은 기적, 시네마 에세이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10월 28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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