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 배우들과 함께 칸 영화제로 향한다. 칸이 사랑하는 배우 송강호부터, 이번 영화로 칸에 첫 입성하게 된 아이유까지 합류한 영화 ‘브로커’는 칸에서 인정받은 것처럼 한국 관객들에게도 인정받아 코로나19로 침체됐던 한국 극장을 활짝 열게 될까.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 CGV에서는 영화 ‘브로커’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이지은), 이주영이 참석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화상을 통해 자리했다.
이날 제작보고회가 시작되며 송강호는 인사를 전한 뒤 “비통한 소식을 접하고 애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서 인사드리게 됐다”며 “‘브로커’ 팀 전체를 대표해서 강수연 선배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년 만에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게 돼서 너무 반갑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송강호, 강동원 배우와는 인사를 나눠왔었다. 배두나 배우와는 한 번 영화에서 작업했었다. 그래서 배우분들과 교류를 오래 해왔다. 예전부터 언젠가 영화를 함께 만들었으면 하는 막연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6년 전에 플롯을 떠올리게 됐다. 이 플롯이라면 한국의 배우들과 영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라고 ‘브로커’의 시작을 언급했다.
‘브로커’의 칸영화제 진출과 관련해 송강호는 “3년 만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으로 인사를 하게 돼 감사하다. 훌륭한 감독, 배우와 작업하다보니 영광을 누리는 것 같다. 칸에 갈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아이유는 “처음인데, 살면서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다. 즐기며 다녀오고 싶다”라고 말했고, 이주영은 “참석 소식을 접하고 기뻤다. 선배들과 함께 가서 프랑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대가 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칸영화제는 몇 번을 가도 긴장되고 큰 기쁨이다. ‘브로커’는 최고의 월드 프리이머 자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어 아이유 ”시나리오를 받고 글을 다 읽기 전에 단편영화를 찍으면서 배두나와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다. 선배님에서 전화를 해서 여쭤봤다. 배두나 선배님도 그 역할이랑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셨다. 좋아하는 선배님이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더 확신을 갖고 시나리오를 읽었다“라고 설명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아이유의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하며 “‘나의 아저씨’를 보고 팬이 됐다. 후반에는 이지은이 나오는 장면만 나오면 울고 있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강동원은 “보육원 출신 분들도 만나봤다. 대화도 나눠보고 그 마음을 담으려고 했다. 어떤 느낌과, 그 분들의 아픔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캐릭터 준비 비화를 전했다.
송강호는 “강동원 씨보다 더 멋있게 나와야겠다는 거였다. 멋있게 나온 것 같은데, 제작보고회 의상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라며 “‘의형제’라는 영화에서 형제처럼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낯설지 않았다. 오래된 막냇동생 만난 느낌이었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케미가 아니었나 싶다”라고 말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대해 강동원은 “개인적으로 느낀 건데, 12년 보다 호흡이 훨씬 더 잘 맞는 느낌이었다. 나도 많이 자랐다. 현장에서도 호흡이 좋았던 건 물론이고, 나도 나이가 생기다 보니 대화도 더 잘 됐던 것 같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송강호와의 호흡에 대해 “송강호는 모든 작품에서 훌륭했다. 송강호가 만들어내는 인물상은 선과 악 모두 들어있다. 대사마다 선과 악이 교차하는 인물을 만들어냈다. 다채로운 색을 띄고 있고, 항상 정말 훌륭한 배우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배웠다. 이번 작품은 악인인지 선인인지 찾아가게 되는 인물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송강호는 배두나, 아이유, 이주영의 연기에 대해 “늘 작품을 통해 감명받고, 놀라움을 주는 배우들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하면서 “이지은은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테크닉도 테크닉이지만, 진심을 전달하는 정확한 표현들 그리고 감정 전달의 방식들이 너무 놀라운 것 같은 기억이 있다. 정확하게 빈틈없이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어서 따로 불러서 칭찬을 했다. 강동원은 칭찬을 한 적이 없다. 그 정도로 흔치 않은 일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아이유는 “기억이 선명하게 난다. 영화 촬영을 통틀어서가 아니고, 인생을 통틀어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순간으로 남을 것 같다. 선배님이 촬영이 끝났는데 기다리고 계셨다. 칭찬을 하고 차를 타고 가시는데,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이 고였던 기억이 있다. 부모님께도 자랑을 했던 순간이었다”라고 말해 영화 속 연기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높였다.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일본 거장 감독님에 대한 선입견, 치밀하고 계산된 완벽한 디렉션 같은 걸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자유롭고 편하고 무궁무진하게 배우의 감성들을 존중해주셨다. 그런 작업들이 처음에는 놀라웠다. 거장 감독님들은 다른 공통점이 없고, 배우들에게 다 맡긴다는 느낌이 들었다. 본인의 이야기보단 배우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신다. 역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도 다른 거장 감독님들과 다를 바 없이,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훌륭한 작업이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은 봉준호 감독과 식사를 하며 들은 이야기를 전하며 “봉 감독님께서 여러 조언을 주셨다. 외국에서 영화를 찍는데 마음이 불안하겠지만, 현장이 시작되면 무조건 송강호한테 맡기라고 했다. 송강호는 태양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현장을 모두 밝게 비칠 것이고 촬영이 잘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해보니 정말 그랬다. 그래서 안심되는 마음으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거장 감독들에게 사랑받는 배우인 송강호. 그는 이런 배우가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저한테는 영광스럽고 축복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배우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이유를 묻지도 않았고 생각하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칸 영화제의 수상과 관련된 질문에는 “좋은 곳에서 인정받는 게 고마운 일이지, 그게 목적은 아니다. 매번 상도 받아서 감사한 마음이지, 내가 받아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최고의 영화제에서 인정받고 경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라고 겸손한 마음을 내비쳤다.
한편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오는 6월 8일 개봉.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 CGV에서는 영화 ‘브로커’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이지은), 이주영이 참석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화상을 통해 자리했다.
이날 제작보고회가 시작되며 송강호는 인사를 전한 뒤 “비통한 소식을 접하고 애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서 인사드리게 됐다”며 “‘브로커’ 팀 전체를 대표해서 강수연 선배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년 만에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게 돼서 너무 반갑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송강호, 강동원 배우와는 인사를 나눠왔었다. 배두나 배우와는 한 번 영화에서 작업했었다. 그래서 배우분들과 교류를 오래 해왔다. 예전부터 언젠가 영화를 함께 만들었으면 하는 막연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6년 전에 플롯을 떠올리게 됐다. 이 플롯이라면 한국의 배우들과 영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라고 ‘브로커’의 시작을 언급했다.
‘브로커’의 칸영화제 진출과 관련해 송강호는 “3년 만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으로 인사를 하게 돼 감사하다. 훌륭한 감독, 배우와 작업하다보니 영광을 누리는 것 같다. 칸에 갈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아이유는 “처음인데, 살면서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다. 즐기며 다녀오고 싶다”라고 말했고, 이주영은 “참석 소식을 접하고 기뻤다. 선배들과 함께 가서 프랑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대가 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칸영화제는 몇 번을 가도 긴장되고 큰 기쁨이다. ‘브로커’는 최고의 월드 프리이머 자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어 아이유 ”시나리오를 받고 글을 다 읽기 전에 단편영화를 찍으면서 배두나와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다. 선배님에서 전화를 해서 여쭤봤다. 배두나 선배님도 그 역할이랑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셨다. 좋아하는 선배님이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더 확신을 갖고 시나리오를 읽었다“라고 설명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아이유의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하며 “‘나의 아저씨’를 보고 팬이 됐다. 후반에는 이지은이 나오는 장면만 나오면 울고 있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강동원은 “보육원 출신 분들도 만나봤다. 대화도 나눠보고 그 마음을 담으려고 했다. 어떤 느낌과, 그 분들의 아픔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캐릭터 준비 비화를 전했다.
송강호는 “강동원 씨보다 더 멋있게 나와야겠다는 거였다. 멋있게 나온 것 같은데, 제작보고회 의상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라며 “‘의형제’라는 영화에서 형제처럼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낯설지 않았다. 오래된 막냇동생 만난 느낌이었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케미가 아니었나 싶다”라고 말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대해 강동원은 “개인적으로 느낀 건데, 12년 보다 호흡이 훨씬 더 잘 맞는 느낌이었다. 나도 많이 자랐다. 현장에서도 호흡이 좋았던 건 물론이고, 나도 나이가 생기다 보니 대화도 더 잘 됐던 것 같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송강호와의 호흡에 대해 “송강호는 모든 작품에서 훌륭했다. 송강호가 만들어내는 인물상은 선과 악 모두 들어있다. 대사마다 선과 악이 교차하는 인물을 만들어냈다. 다채로운 색을 띄고 있고, 항상 정말 훌륭한 배우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배웠다. 이번 작품은 악인인지 선인인지 찾아가게 되는 인물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송강호는 배두나, 아이유, 이주영의 연기에 대해 “늘 작품을 통해 감명받고, 놀라움을 주는 배우들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하면서 “이지은은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테크닉도 테크닉이지만, 진심을 전달하는 정확한 표현들 그리고 감정 전달의 방식들이 너무 놀라운 것 같은 기억이 있다. 정확하게 빈틈없이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어서 따로 불러서 칭찬을 했다. 강동원은 칭찬을 한 적이 없다. 그 정도로 흔치 않은 일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아이유는 “기억이 선명하게 난다. 영화 촬영을 통틀어서가 아니고, 인생을 통틀어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순간으로 남을 것 같다. 선배님이 촬영이 끝났는데 기다리고 계셨다. 칭찬을 하고 차를 타고 가시는데,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이 고였던 기억이 있다. 부모님께도 자랑을 했던 순간이었다”라고 말해 영화 속 연기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높였다.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일본 거장 감독님에 대한 선입견, 치밀하고 계산된 완벽한 디렉션 같은 걸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자유롭고 편하고 무궁무진하게 배우의 감성들을 존중해주셨다. 그런 작업들이 처음에는 놀라웠다. 거장 감독님들은 다른 공통점이 없고, 배우들에게 다 맡긴다는 느낌이 들었다. 본인의 이야기보단 배우들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신다. 역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도 다른 거장 감독님들과 다를 바 없이,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훌륭한 작업이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은 봉준호 감독과 식사를 하며 들은 이야기를 전하며 “봉 감독님께서 여러 조언을 주셨다. 외국에서 영화를 찍는데 마음이 불안하겠지만, 현장이 시작되면 무조건 송강호한테 맡기라고 했다. 송강호는 태양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현장을 모두 밝게 비칠 것이고 촬영이 잘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해보니 정말 그랬다. 그래서 안심되는 마음으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거장 감독들에게 사랑받는 배우인 송강호. 그는 이런 배우가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저한테는 영광스럽고 축복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배우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이유를 묻지도 않았고 생각하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칸 영화제의 수상과 관련된 질문에는 “좋은 곳에서 인정받는 게 고마운 일이지, 그게 목적은 아니다. 매번 상도 받아서 감사한 마음이지, 내가 받아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최고의 영화제에서 인정받고 경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라고 겸손한 마음을 내비쳤다.
한편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오는 6월 8일 개봉.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