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상욱이 주상욱만의 ‘이방원’을 완성하며 KBS 대하사극을 마무리했다.
주상욱은 KBS1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에서 냉정한 군주 이면의 ‘인간 이방원’을 몰입도 있게 표현했다. 차별화된 ‘이방원’ 때문인지 극 초반, 고려의 관료로 일한 이방원을 두고 누리꾼들은 ‘역대 이방원 중 가장 고단해 보인다’며 ‘K-직장인 이방원’이라는 별명까지 만들어 호응했다.
관련해 주상욱은 ‘태종 이방원’ 종영 인터뷰에서 “시청률만큼 중요한 게 화제성인데 기대 이상이었다”라며 “대하사극이라는 장르 특징 때문에 시청 연령층이 높을 수밖에 없어서 온라인 이슈를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더라. 솔직히 놀랐다”라고 시청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피곤해 보이는 이방원’은 의도하진 않았는데 콘셉트긴 했었다”라며 “고단한 삶 아닌가. 이렇게까지 웃을 일 없는 드라마는 처음이었다”라고 '이방원' 캐릭터의 비화를 말했다.
“보통 ‘이방원’하면 유동근, 유아인 배우를 떠올리잖아요. 저는 그 배우들을 이기겠다고 달려든 것이 아니에요. 우리 드라마만의 '이방원'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이방원도 사람이라는. 가족 이야기로 시작해서 가족의 이야기로 마무리 돼 기존 ‘이방원’ 사극과는 달리 신선하게 봐 주신 것 같아요.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 없이 무조건 하겠다고 했고 제가 출연한 ‘태종 이방원’이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 같아서 영광입니다.”
‘태종 이방원’은 데뷔한지 24년 된 배우에게 낯선 경험을 하게 한 작품이었다. ‘무게감’을 조절하며 이방원의 일대기를 연기한 주상욱은 “누구나 이방원에 대한 이미지가 각자 있지 않나. 초반에는 내가 봐도 낯설어서 고비였다. 마음속으로 ‘적응될 때까지 참고 봐주세요’를 빌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김영철(이성계 역), 박진희(민 씨 역) 등 출연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에는 “박진희 배우와는 워낙 잘 아는 사이라 서로 솔직하게 대화하고 연기를 맞췄다. 김영철 배우는 대한민국 사극의 신(神)이지 않나. 초반에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만족해 했다.
또 “코 안에 생쌀을 넣을 정도로 이렇게 장례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준 드라마는 없었던 것 같다. 관에도 처음 들어가 봤는데 관 뚜껑이 닫히니까 불안하고 느낌이 이상했다”라며 “노인 연기도 처음이라 우숩게 보이진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막상 분장해놓고 아들 역할의 배우들이 있으니 괜찮더라. 아버지의 입장에서 연기를 한 것도 처음이었다”라고 특별한 추억을 상기했다.
실제로 5세 딸이 있는 아버지다. 아쉽게도 딸이 무서워 해 ‘이방원’을 보여줄 수 없었다고. 그는 “아빠가 수염을 붙이고 소리를 지르니까 아이가 무섭다며 도망을 쳤다”고 말하며 결혼 후 그리고 아버지인 현재,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을 언급했다.
“결혼 전이나 후, 지금.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특별히 달라진 건 없어요. 항상 캐릭터를 보죠. 다만, 예전에는 멜로나 로맨스 위주의 작품이 들어왔는데 이제는 안 들어와요. 그렇다보니 좀 더 캐릭터 위주의 작품을 하게 되죠. 그런 면에서 ‘태종 이방원’은 저에게 아주 좋은 전환점이었어요.”
꾸준히 10%대 시청률(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호평을 이어가던 중,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져 드라마 방영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주상욱은 “지인들이 나에게 전화를 안 할 정도였고 나 역시 죄송스러웠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마음이 타들어갔다”라고 출연 배우로서 당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논란을 딛고 작품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시청자를 언급하며 “32부작을 의리로 봐주신 것 아닌가. 끝까지 관심 가지고 봐주셔서 감사할 뿐이다”라고 거듭 마음을 표현했다.
“앞으로 사극에서 자주 뵐 수 있을 거 같아요.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거든요. ‘태종 이방원’ 대본 연습을 할 때 CP(책임 프로듀서)가 김영철 배우를 보고 ‘KBS의 자산’이라고 소개를 했어요. 저도 20년 후에 'KBS의 자산‘으로 불린다면 정말 영광이겠죠? 그때 되면 동네 한 바퀴도 돌고...그런데 ’태종 이방원‘으로 연기대상은 못 받을 거 같아요. 지금까지 연초에 끝난 드라마는 수상이 쉽지 않았거든요.(웃음)”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주상욱은 KBS1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에서 냉정한 군주 이면의 ‘인간 이방원’을 몰입도 있게 표현했다. 차별화된 ‘이방원’ 때문인지 극 초반, 고려의 관료로 일한 이방원을 두고 누리꾼들은 ‘역대 이방원 중 가장 고단해 보인다’며 ‘K-직장인 이방원’이라는 별명까지 만들어 호응했다.
관련해 주상욱은 ‘태종 이방원’ 종영 인터뷰에서 “시청률만큼 중요한 게 화제성인데 기대 이상이었다”라며 “대하사극이라는 장르 특징 때문에 시청 연령층이 높을 수밖에 없어서 온라인 이슈를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더라. 솔직히 놀랐다”라고 시청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피곤해 보이는 이방원’은 의도하진 않았는데 콘셉트긴 했었다”라며 “고단한 삶 아닌가. 이렇게까지 웃을 일 없는 드라마는 처음이었다”라고 '이방원' 캐릭터의 비화를 말했다.
“보통 ‘이방원’하면 유동근, 유아인 배우를 떠올리잖아요. 저는 그 배우들을 이기겠다고 달려든 것이 아니에요. 우리 드라마만의 '이방원'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이방원도 사람이라는. 가족 이야기로 시작해서 가족의 이야기로 마무리 돼 기존 ‘이방원’ 사극과는 달리 신선하게 봐 주신 것 같아요.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 없이 무조건 하겠다고 했고 제가 출연한 ‘태종 이방원’이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 같아서 영광입니다.”
‘태종 이방원’은 데뷔한지 24년 된 배우에게 낯선 경험을 하게 한 작품이었다. ‘무게감’을 조절하며 이방원의 일대기를 연기한 주상욱은 “누구나 이방원에 대한 이미지가 각자 있지 않나. 초반에는 내가 봐도 낯설어서 고비였다. 마음속으로 ‘적응될 때까지 참고 봐주세요’를 빌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김영철(이성계 역), 박진희(민 씨 역) 등 출연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에는 “박진희 배우와는 워낙 잘 아는 사이라 서로 솔직하게 대화하고 연기를 맞췄다. 김영철 배우는 대한민국 사극의 신(神)이지 않나. 초반에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만족해 했다.
또 “코 안에 생쌀을 넣을 정도로 이렇게 장례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준 드라마는 없었던 것 같다. 관에도 처음 들어가 봤는데 관 뚜껑이 닫히니까 불안하고 느낌이 이상했다”라며 “노인 연기도 처음이라 우숩게 보이진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막상 분장해놓고 아들 역할의 배우들이 있으니 괜찮더라. 아버지의 입장에서 연기를 한 것도 처음이었다”라고 특별한 추억을 상기했다.
실제로 5세 딸이 있는 아버지다. 아쉽게도 딸이 무서워 해 ‘이방원’을 보여줄 수 없었다고. 그는 “아빠가 수염을 붙이고 소리를 지르니까 아이가 무섭다며 도망을 쳤다”고 말하며 결혼 후 그리고 아버지인 현재,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을 언급했다.
“결혼 전이나 후, 지금.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특별히 달라진 건 없어요. 항상 캐릭터를 보죠. 다만, 예전에는 멜로나 로맨스 위주의 작품이 들어왔는데 이제는 안 들어와요. 그렇다보니 좀 더 캐릭터 위주의 작품을 하게 되죠. 그런 면에서 ‘태종 이방원’은 저에게 아주 좋은 전환점이었어요.”
꾸준히 10%대 시청률(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호평을 이어가던 중,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져 드라마 방영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주상욱은 “지인들이 나에게 전화를 안 할 정도였고 나 역시 죄송스러웠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마음이 타들어갔다”라고 출연 배우로서 당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논란을 딛고 작품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시청자를 언급하며 “32부작을 의리로 봐주신 것 아닌가. 끝까지 관심 가지고 봐주셔서 감사할 뿐이다”라고 거듭 마음을 표현했다.
“앞으로 사극에서 자주 뵐 수 있을 거 같아요.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거든요. ‘태종 이방원’ 대본 연습을 할 때 CP(책임 프로듀서)가 김영철 배우를 보고 ‘KBS의 자산’이라고 소개를 했어요. 저도 20년 후에 'KBS의 자산‘으로 불린다면 정말 영광이겠죠? 그때 되면 동네 한 바퀴도 돌고...그런데 ’태종 이방원‘으로 연기대상은 못 받을 거 같아요. 지금까지 연초에 끝난 드라마는 수상이 쉽지 않았거든요.(웃음)”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