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찬란한 눈물과 웃음, 이 영화가 아름다운 이유 [리뷰]

입력 2022-09-19 0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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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대중음악에 맞춰 흥겹게 고개를 까딱이고 능청스러운 배우들의 코미디 연기에 킥킥 웃다가 보면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웃음과 감동으로 마음을 뜨겁게 데워주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올 가을 관객을 만난다.

2020년 겨울 극장서 관객을 만나려 제작보고회까지 진행했으나 감염증 여파로 개봉을 미루고 미뤘던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 제작 더 램프㈜)가 마침내 28일 극장에 걸린다. 무뚝뚝한 남편과 평생 가족을 위해서만 살다가 암에 걸린 아내가 함께 아내의 학창시절 첫사랑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내용을 그린다. 부부로 호흡한 류승룡과 염정아를 필두로한 주연배우들의 호연과 시대를 관통하는 명곡들과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안무 등이 눈길을 사로잡으며 관객을 가을 극장으로 이끌 전망이다.

○케이(K)뮤지컬 영화만의 매력


국내에서는 아직 대중적이지 않은 뮤지컬 영화이지만 생소함과 이질적인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다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누구나 익숙하고 친숙한 대중음악으로 ‘뮤지컬 넘버’를 채운 덕이다. 신중현의 ‘미인’, 이문세의 ‘조조할인’, ‘알 수 없는 인생’, ‘솔로예찬’, ‘애수’부터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에코브릿지·최백호의 ‘부산에 가면’,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 유열의 ‘이별이래’ 등 명곡들이 귀를 즐겁게 한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여러 세대의 음악을 사용했다는 것도 똑똑한 선택이다. 음악 선택만으로도 가족의 소중함을 말하는 가족 영화로서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난타’로 무대 뮤지컬에 잔뼈가 굵은 류승룡과 음악 감독으로부터 “가수로 데뷔하라”라는 극찬을 들었다는 염정아, 두 주연배우도 프로페셔널한 가창력과 안무를 보여주며 뮤지컬 장르에 어색함 없이 녹아들었다.

○반하지 않을 수 없는 박세완과 옹성우


류승룡·염정아를 보러 극장에 갔다가 박세완·옹성우에 반할지도 모른다. 그 만큼 두 배우의 매력이 폭발한다. 박세완과 옹성우는 각각 염정아의 고등학생 시절 아역과 그녀의 첫사랑인 동아리 선배를 연기한다.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과 함께 펼쳐지는 두 사람의 데이트는 영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사랑스러운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달 개봉한 코미디 영화 ‘육사오’에서 북한 사투리를 훌륭히 소화했던 박세완은 이번 영화에서 맛깔나는 전라도 사투리로 눈길을 끈다. 설레는 눈빛, 미세한 흔들리는 입꼬리까지 첫사랑에 빠진 수줍은 소녀의 모습을 제대로 연기한다.

앞서 공개됐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서울대작전’에서 다소 아쉬웠던 연기를 펼쳤던 옹성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재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뛰어난 춤 실력으로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아이돌 출신의 장점을 십분 살렸다.

○찬란한 눈물의 의미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적 매력을 어필하고자 욕심에 함몰돼 이야기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지도 않았다. 첫사랑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염정아와 남편 류승룡의 여정 곳곳에 두 사람이 젊은 시절 함께 지나온 찬란했던 지난날의 추억을 아련하게 심어 놨다. 죽음을 앞두고 마냥 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고도 자꾸만 배시시 웃음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죽음을 향해 나아가면서도 삶의 찬란함을 말하는 영화는 관객의 눈물을 자아내면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영화를 보고 나온 누구라도 지난날의 추억과 현재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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