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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나이프’ 설경구 “무턱대고 10kg 감량…양심상 안 뺄 수 없었다”[인터뷰]

입력 2025-04-1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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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드라마 ‘하이퍼나이프’를 통해 설경구는 자신의 경력 통틀어 가장 복잡한 감정을 지닌 인물을 표현했다. 극 중 천재 외과 의사 덕희 역을 맡은 그는 자신의 손으로 의사 면허를 박탈한 소시오패스 성향을 지닌 제자 세옥(박은빈)을 향해 애정과 미움, 미안함과 측은지심, 책임감과 분노, 죄책감 등 복잡한 감정을 토해냈다.

서로를 향해 날 선 독설뿐 아니라 물리적 폭력까지 서슴지 않고 행사하는 “결코 일반적일 수 없는 사제관계”를 그려낸 그는 “비정상적인, 평범하지 못한 캐릭터를 할 때 희열을 느낀다. 나에겐 ‘하이퍼나이프’가 바로 그런 작품이었다”고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O“생애 첫 의사 연기”

이렇듯 복잡한 사제관계를 설득력 있게 그려낼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설경구는 상대역 세옥을 연기한 박은빈 덕으로 돌렸다. 이번 드라마를 택했던 이유 또한 밝고 유쾌한 역할을 주로 맡았던 박은빈이 “소시오패스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호기심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박은빈과 24살 나이 차를 뛰어넘는 우정도 나눴다고 했다.

“은빈 씨와 정말 대화를 많이 했어요. 현장에서는 물론, 은빈 씨 입장에서 저에게 먼저 전화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수시로 전화를 걸어오더라고요. 그래서 수다를 많이 떨었죠. 사적인 이야기까지도요.”

데뷔 32년 만에 처음 맡은 의사 캐릭터란 점도 눈에 띈다. 극 중 “수술 장면이 많지 않아 아쉽지 않았냐”는 물음에 그는 “오히려 그래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뇌 수술 장면은 정말 섬세한 손동작으로 해야 하는데 제가 손가락이 두꺼운 편이라 잘 안되더라고요. 제 손 클로즈업 장면은 대학병원 교수가 대신 해주셨죠. 어려운 의학용어가 많지 않아 다행이기도 했어요. 제 머리로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들은 잘 못 외우거든요.”



O“자진해서 체중 감량”

치명적 뇌종양으로 점차 죽어가는 캐릭터의 사실감을 위해 설경구는 ‘초절식’을 하며 10㎏ 이상 감량하기도 했다. 영화 촬영을 하며 여러 번 살을 찌우거나 뺀 ‘체중 조절의 달인’인 그조차 “촬영과 감량을 동시에 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점점 죽어가는 걸 표현하려 촬영 시작과 동시에 무턱대고 살을 빼기 시작했죠. 정말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감독님은 굳이 체중 조절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제 양심상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죽어가는 사람이 건강해 보인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덕희의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보여주려 흰머리 분장도 했다. 쉬운 분장 방법을 두고도 드라마 퀄리티를 위해 스스로 고된 특수분장을 택한 그다.

“다른 영화에서 머리에 흰 칠을 해서 흰머리 분장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너무 부자연스럽고 못 봐주겠더라고요. 고생스럽더라도 흰머리를 한올 한올 심어달라 했죠. 흰머리 분장만 1시간 반이 걸렸어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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