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슈가, 50억 선행 ‘민윤기 치료센터’ 세운다

BTS 슈가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청소년 치료 및 자립 지원을 위해 50억 원을 기부하고,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민윤기 치료센터’를 설립한다. 사진제공 | 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슈가(본명 민윤기)가 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청소년의 치료 및 사회 자립을 위한 전문 치료센터를 세운다. 세브란스병원은 23일 제중관에서 ‘민윤기 치료센터’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이 센터는 언어, 심리, 행동 등 다방면에 걸친 치료는 물론, 임상과 연구를 결합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의 장기적 치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슈가는 이를 위해 세브란스에 50억 원을 기부했으며, 이는 연세의료원 전체를 통틀어 아티스트가 전한 기부금 중 최고액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에는 ‘MIND 프로그램’이 있다. 이는 슈가와 천근아 세브란스 소아정신과 교수가 공동 개발한 음악 기반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으로, 음악(Music), 상호작용(Interaction), 관계망(Network), 다양성(Diversity)을 통해 자폐아동의 사회적 감수성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슈가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주말마다 센터를 찾아 아이들과 직접 만나 기타를 연주하고 함께 합주하며 프로그램에 참여해왔다. 실제로 음악 치료에 참여한 아동들은 감정 표현과 언어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고, 협력과 기다림 등 사회성도 크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센터는 MIND 프로그램의 고도화와 함께 자립형 음악 프로젝트 모델 구축에 나설 계획이며, 치료 전문가 양성과 임상연구, 논문 발표, 프로그램 매뉴얼 발간 등도 추진된다.

천근아 교수는 “슈가씨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 진정성을 갖고 오랫동안 함께해주었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자폐 아동의 자립을 넘어서, 사회 전반의 장애 인식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슈가는 “음악이 마음을 표현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소중한 통로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며 “더 많은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꾸준히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민윤기 치료센터’는 오는 9월 완공되며, 이후 정규 프로그램을 포함한 본격 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