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얼굴 AI로 만들고 가져다 써도 되고, 막는 건 알아서? [홍세영의 어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전 세계가 AI를 외친다. 온갖 곳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콘텐츠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MBC ‘심야괴담회’,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약칭 꼬꼬무) 등에서는 AI 이미지 또는 영상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제작 중이다.

하지만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 초상권(퍼블리시) 침해 등의 문제가 뒤따른다. 최근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가 모바일 화면을 개방형 형태로 바꾸면서 블로그, 카페 등 수익형 채널 등에 대한 노출 빈도가 높아졌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들 중 일부는 저작권 협의를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타인 또는 타사 저작물을 사용하거나 연예인 등 유명인 초상권을 침해하는 행동을 일삼는다. 이를 피하고자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교묘하게 이미지를 왜곡해 콘텐츠를 생성해 수익화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이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생성형 AI와 관련된 콘텐츠 저작권, 초상권 법이 따로 없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A 배우 기획사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법무팀에 확인한 결과 관련법이 따로 없는 것으로 안다. 초상권 침해 등에 따라 소송을 진행할 수 있지만, 실익이 없다. 오히려 소송하는 비용이 더 크다. 저작권 침해는 제작사, 방송사와도 협의해야 하는 부분이라 복잡하다. 명확한 법이 따로 없으니 손 놓고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 제작사 관계자 역시 “직원을 위한 교육용 지침은 있지만, 외부에 대한 AI 관련해 별도의 지침은 없는 것으로 안다. 대응안도 아직 없다. 따라서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때 가서 담당 부서에서 정리하지 않을까 싶다.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응책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AI 관련해 법이 일부 마련된 상태다. ‘AI 기본법’이 2026년 1월 시행된다. 특히 원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자 표시’ 내용이 담겨 있다. 학습시킨 이미지나 영상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한 수익형 채널 등을 제재할 방안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연예인 초상권 침해 등에 대한 대안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악의적인 방식으로 연예인 이미지를 사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각 연예인이 이를 발견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