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릭스·사자보이즈 코스튬 구하자”…‘케데헌’, 美핼러윈 점령할 기세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위), 넷플릭스가 ‘스피릿 핼러윈’과 협업해 내놓은 공식 코스튬(아래), 사진제공｜넷플릭스

전 지구적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핼러윈 시즌까지 점령할 기세다. 30일 핼러윈을 앞두고 미국 전역에서 ‘케데헌’ 관련 의상을 구하려는 열기가 뜨겁다. ‘오징어 게임’ 이후 또 한 번의 ‘케이(K) 코스튬 열풍’이 재현되는 모양새다.

구글이 제공하는 공식 핼러윈 트렌드 사이트 ‘프라이트가이스트’에 따르면 ‘케데헌’ 캐릭터들이 올해 북미 핼러윈 코스튬 검색 순위 톱5를 휩쓸었다. 영화 속 걸그룹 헌트릭스의 멤버 루미, 조이, 미라가 1~3위를 차지했고,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의 진우와 베이비가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조선시대 민화 ‘작호도’에서 영감을 받은 호랑이 더피도 8위에 이름을 올리며 상위 10권 가운데 절반 이상을 ‘케데헌’ 캐릭터가 차지했다.

어린이용 코스튬 순위에서도 루미는 인기 인형 캐릭터 라부부(2위)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조이, 미라, 진우, 베이비, 더피가 그 뒤를 이어 3위부터 7위까지 이름을 올리며 아동 팬들의 높은 관심까지 입증했다.

‘스피릿 핼러윈’에서 판매 중인 공식 코스튬과 아마존에 올라온 ‘모조 코스튬’, 팬이 직접 제작한 더피 사탕 바구니

지역별 순위에서도 ‘케데헌’ 캐릭터들의 인기는 압도적이었다. 미국 내 80% 이상 도시에서 상위 5위 안에 포함됐으며, 로스앤젤레스(LA)와 호놀룰루, 휴스턴에서는 상위 5개 코스튬 모두 ‘케데헌’이 장악했다.

이 같은 폭발적 수요에 발맞춰 넷플릭스는 코스튬 전문 브랜드 ‘스피릿 핼러윈’과 손잡고 공식 핼러윈 코스튬을 출시했다. 온라인에서는 이미 상당수가 매진됐고, 일부 제품은 매장 전용 판매로 전환됐다.
이와 맞물려 아마존과 이베이 등 온라인 쇼핑몰에는 ‘모조 코스튬’이 쏟아지고 있으며, 팬들은 직접 제작한 ‘케데헌’ 코스튬을 SNS에 인증하며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 팬이 더피 얼굴을 그려 넣어 만든 핼러윈용 사탕 바구니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케데헌’ 코스튬 열풍이 2021년 ‘오징어 게임’ 시즌1 당시 미국 핼러윈을 강타했던 현상과 비교될 정도라고 분석한다. 당시 핑크 병정 복장과 녹색 체육복 등 ‘오징어 게임’ 코스튬은 미국 전역에서 품절 사태를 일으킨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북미 매체 USA투테이는 “‘케데헌’이 코스튬 차트 선두를 휩쓰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 “‘케데헌’은 현재 엔터테인먼트계 중심에 있는 작품”이라고 보도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