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 : 요즘 사람들 참 할일이 없단 말이야. 별걸 가지고 다 싸워.
닉 : 그러게 말이죠. 재즈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가 한국계냐 아니냐, 이
런 게 싸울 이유나 되냐고요.
반장 : 그런데 의외로 그런 별 거 아닌 이유로 싸워서 경찰서에 오는 사람
들이 많지.
새라 : 그런데 얘기 듣고 보니까 저도 궁금하네요. ‘Corea’면 고려시대
때부터 유럽 쪽에서 우리나라를 가리킬 때 썼던 영문 표기잖아요.
정말 그쪽 후손인가?
반장: 글쎄, 그러려면 고려시대 때 한국 사람이 유럽으로 넘어가서 정착
해야 말이 되는 건데, 임진왜란 이후에 가서야 유럽으로 넘어간
한국 사람에 관한 기록이 있어.
닉 : 제가 조사해본 바로는 ‘Corea’는 스페인계 혈통이라고 하는데요, 한
국 사람이 고려든 조선이든 스페인으로 넘어가서 정착한 게 아닐까요?
반장 : 아니, 미안하지만 이 ‘Corea’는 한국과는 관계가 없어. 우연의 일
치야.
새라: 우연의 일치요?
반장 : 스페인 북부의 까스띠야(Castile) 지역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
던 성씨야. 변종도 여러 가지가 있지. Correa, Corea, Correas,
Correaz, Coreas, Coreaz, Correass Coreazz, Coria…….
닉 : 그럼 그 스페인 사람들이 신대륙으로 건너간 건가요? 칙 코리아는
푸에르토리코 태생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반장: 중남미를 왜 라틴 아메리카라고 부르겠나. 어차피 신대륙을 발견
하고 개척한 사람들이 스페인과 포르투갈 계통 아닌가. ‘Corea’란
성씨를 가진 사람이 신대륙에 정착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533년
에 도미니카 공화국에 정착한 아드리안 코레아(Adrian Corea),
그리고 1534년에 멕시코에 정착한 안토니오 코레아(Antonio C
orea)라네.
닉: 맞아요. 패리스 힐튼(Paris Hilton)이 뭐 파리 사람인가요.
반장, 새라 : 으악, 썰렁해! 이봐, 닉! ‘Paris’는 성이 아니라 이름이라고!
수사결과
‘Corea’란 성은 한국과는 관계가 없으며 스페인 북부 까스띠야에서 오래전부터 있었던 성씨로, 이 지명에서 파생되어 나온 성씨로 추정됨. 또한 ‘Corea’ 성을 가진 사람이 신대륙에 정착한 시기도 최초로 한국 사람이 유럽에 건너간 것으로 알려진 임진왜란 이후보다 한참 전이므로 재즈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의 혈통은 한국과는 관련이 없음.
Who? 잡학수사대
[반장] 믿거나 말거나 모든 분야의 지식에 정통한 잡학수사대의 리더. 혼자 수사해도 되는데 도움 하나 안 되는 부하를 둘이나 거느리고 있다.
[사라] 성격 괄괄한 잡학수사대 여성수사관. 앙숙인 닉이 사고를 쳐서 반장에게 야단맞는 걸 즐긴다. 실패한 다이어트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다.
[닉] 무개념 사고뭉치인 잡학수사대 남성수사관. 헌칠한 미남형이지만 정력이 약해 괴롭다. 몸에 좋다면 심지어 증거물을 먹어치우기까지 한다.
콘텐츠 제공 : 별난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