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현재는 아름다워’ 방송 캡처
지난 10일 ‘현재는 아름다워’(연출 김성근, 극본 하명희) 47회에서는 간암 판정을 받은 수정(박지영 분)과 어떻게든 이 위기를 극복하려는 가족들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수정은 이미 암이 커져 수술한다고 해도 남은 간이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거란 장담조차 하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에 이식밖에 답이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이에 임신 초기라 안정을 취해야 하는 딸 미래(배다빈 분)에겐 이 사실을 숨긴 채, 가족들이 나서 공여자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남편 진헌(변우민 분)은 지방간과 간경화 초기, 아들 정후(김강민)는 간의 크기가 작다는 이유로 모두 부적격이란 결과가 나왔다.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진헌과는 달리 되레 실감도 나지 않아 침착했던 수정도 아버지 경철(박인환 분)의 안부 전화를 받고는, 결국 남편 앞에서 “무섭다”며 눈물을 쏟았다. 아이 키울 때 엄마가 필요할 딸도, 자신을 버려서 원망만 한 채 효도도 못한 아버지 생각에 무너진 것. 하지만 이내 곧 마음을 다잡고 이별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딸이 자라는 모습을 보지 못해 서운한 아버지를 위해 사진 앨범을 만들었다. 그리고 경철과 사진관을 찾아가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 김에 영정사진도 촬영했다. 수정이 혼자 카메라 앞에 앉은 이유를 모른 채, 딸과의 바깥나들이에 마냥 들뜬 아버지를 보며 그녀의 슬픔은 배가됐다.
미래에겐 부모로부터 독립한 만큼, 아이 육아도 엄마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며,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딸을 북돋았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로부터 배울 게 많다고 생각했던 미래는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언제나 곁을 지켜준 엄마의 이런 태도가 낯설었고, 서운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내 곧 그 이유를 알았다. 친정집에 들렀다 울고 있는 아빠를 보곤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했고, 무슨 일이냐고 다그치는 미래에게 결국 할머니 정자(반효정 분)가 실토한 것. 우여곡절 끝에 결혼해 금세 아기까지 찾아와 축복 같았던 나날들을 보냈는데, 그 행복도 잠시 또다시 맞닥뜨린 충격적인 슬픔이 미래를 덮쳤다.
한편, 경애(김혜옥 분)는 수재(서범준 분)에겐 감정적으로 반응했지만, 아들 때문에 다쳤다는 유나(최예빈 분)가 신경 쓰였다. 특히나 수재가 자리를 잡아갈수록, 유나에게 모질게 대했던 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그런 아내의 심정을 눈치채고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만나라”는 민호(박상원 분) 말에 힘입어 유나의 원룸을 찾아갔다. 유나가 수재에게 돌려줬던 선물한 옷과 반찬만 몰래 두고 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때마침 퇴근한 유나와 맞닥뜨렸고, 결국 “평생 보지 말자고 했던 게 걸린다”는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유나는 그런 경애를 이해했다. 믿음을 져버린 배신감에 경애가 화가 난 건 당연했고, 그것 때문에 수재와 헤어진 건 아니라고 답한 이유였다. 여전히 생각이 깊고 밝은 유나에게 경애는 “이제 동네에서 만나면 인사는 하고 지내자”며 굳게 닫혔던 마음의 빗장을 풀었다. 李가네 막내 커플의 재결합에 물꼬가 터진 순간이었다.
‘현재는 아름다워’ 48회는 오늘(11일) 일요일 저녁 8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