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심지어 그는 드라마에서 종남경찰서 4인방 중 하나인 조경환 형사 역을 맡아 박영한 역 이제훈, 김상순 역 이동휘, 서호정 역 윤현수와 주연으로 활약했다. 극중 힘이 장사인 막내 형사로서 ‘나쁜 놈’들을 잡아넣으면서 통쾌한 매력을 안긴 덕분에 최고시청률 10.6%(닐슨코리아)를 넘기고 시청률 흥행도 맛봤다.
무엇보다 2012년 세상을 떠난 배우 조경환의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아 연기한 경험은 “잊지 못할 순간”이 됐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동아 사옥에서 만난 최우성은 “부담감과 두려움이 컸지만, 그만큼 어느 때보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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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드라마 속 모습보다 살이 빠진 모습이다.
“4월 제작발표회 때보다 13㎏가량을 더 감량해서 지금은 84~5㎏ 돼요. 한창 촬영할 때는 기존보다 25㎏을 찌워서 체중이 최고 103㎏까지 나갔어요. 김성훈 감독님이 제게 ‘투턱’이 보여야 한다면서 100㎏까지 몸집을 키우라고 하셨거든요. 살을 한참 찌우고 나니 동네 어르신들께서 ‘진짜 조경환 씨 닮아졌다’면서 신기해하시더라고요. 정말 뿌듯했죠.”
Q. 체중을 늘리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심지어 초반에는 티빙 드라마 ‘러닝메이트’와 2주 정도 촬영이 겹쳤어요. 그래서 ‘러닝메이트’ 촬영 전날에는 유산소 운동을 몇 시간씩 하고, ‘수사반장 1958’ 현장에 가는 날엔 밤부터 라면 2~3개를 끓여 먹었죠. 그러다 ‘러닝메이트’가 끝난 직후부터는 무작정 먹기만 했어요. 한창 몸무게가 많이 나갈 땐 혈압이 높아져서 깜짝 놀랐죠. 지금은 체중관리를 열심히 해서 건강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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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드라마에 캐스팅된 과정은 어땠나.
“지난해 5월에 ‘수사반장’ 리메이크드라마 제작 소식을 듣고 작품에 이름만이라도 올리고 싶단 마음에서 오디션에 응시했어요. 3차까지 치렀는데, ‘러닝메이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윤)현수가 합격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전 떨어진 줄 알았죠. 그런데 그로부터 한 달 뒤에 ‘같이 하자’고 연락을 받았어요. 무슨 역할인지 보니까 세상에, 제가 4인방 중 한 명이더라고요. 심장이 두근거려서 혼났어요. 사실 오디션 볼 때는 덩치가 큰 편이 아니어서 감독님께서 고민하셨대요. 그런데 살찌우면 조경환 선생님의 느낌이 날 것 같아서 캐스팅했다고 말해주셨어요. 절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할 뿐이죠.”
Q. 조경환의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은 어땠나.
“그게 가장 부담스러운 점이었어요. 원작에서 18년간 본명으로 등장하신 선생님께서는 조경환 형사 그 자체였어요. 그런데 행여나 제가 그 경력을 망칠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그래서 ‘수사반장’은 물론 선생님의 살아생전 인터뷰, 예능 출연 영상 등을 싹 다 찾아보고 공부했어요. 최불암 선생님께서도 ‘실제 조경환은 불의를 보면 항상 정의롭게 나서서 일을 처리하고, 정이 많고, 겸손한 친구였다’고 말해주셨어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단 마음가짐으로 연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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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힘이 장사인 캐릭터였는데.
“촬영을 할 때 ‘힘쓰는 척’이 아니고, 실제로 100%의 힘을 써서 연기했어요. 건물 옥상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이제훈 선배의 몸을 묶은 줄을 잡고 버티는 장면에서는 스태프들이 카메라 밖에서 줄을 힘껏 잡아당겨서 다음 날 근육통에 시달렸죠. 초반에 경찰 특채 체력검사 대련 장면도 연습할 땐 저보다 작은 분들이 나왔는데, 촬영장에는 저만큼 풍채 좋은 분들이 상대역으로 오신 거예요. 온 힘을 다 써서 연기해서 기절할 뻔했다니까요. 그래도 그만큼 근력이 늘어서 당시에 친구들과 팔씨름을 하면 전부 다 이겼어요.”
Q. 이제훈, 이동휘, 윤현수와 팀워크는 어땠나.
“선배들은 저와 현수가 중간에 한 마디씩 치고 들어올 수 있게끔 각자의 대사를 조금씩 나눠주셨어요. ‘대사 한 줄에 500원’이라고 농담하셨지만, 후배들이 한 번이라도 더 화면에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배려해주신 걸 알아서 정말 감사했죠. 현수는 ‘러닝메이트’에서 라이벌 구도였는데 이번엔 동료로 나와서 정말 돈독해졌어요. 처음에 선배들이 어렵게 느껴졌을 때도 둘이 함께여서 힘이 됐죠. 초반에 선배들께 밥 먹자고 용기 내어 말할 때도 서로 ‘네가 해’, ‘형이 해’라며 미루다 같이 손잡고 갔던 기억이 나요.”
Q.시즌2와 연말 시상식도 욕심나겠다.
“시즌2는 말할 것도 없고, 연기대상 현장에 꼭 가고 싶어요. 작년에 선배들은 시상자로, 현수는 신인상 후보로 시상식에 갔어요. 저는 혼자 집에서 TV로 현장을 보면서 ‘내년엔 다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연기대상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우리 4인방이 한 테이블에 앉는 것만으로도 신날 것 같아요. 물론 신인상 후보에 이름만 올려도 좋고, 받으면 더 좋겠죠. 하하하!”
Q. 앞으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그동안 운동선수 출신이나 힘쓰는 역할을 주로 했으니까 법정드라마나 의학드라마에서 ‘브레인’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수사반장 1958’에서 현수가 똑똑한 역할이었는데, 땀 뻘뻘 흘리며 액션 연기를 하는 제게 ‘힘만 세 가지고’하면서 놀리곤 했거든요. 둘의 상황이 반전돼 제가 놀리는 순간을 꿈꿔요. 그리고 꼭 로맨스 장르를 해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어요. 기회가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까 노래 연습도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