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7월 마지막 밤’ 좌완 불펜 동반 부진에 고민 커진 KIA

입력 2024-08-01 15: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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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KBO리그 한 경기 팀 최다득점.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KBO리그 한 경기 팀 최다득점.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7월의 마지막 밤은 KIA 타이거즈에게 악몽 그 자체였다.

KIA는 올 시즌 고른 투타 밸런스를 앞세워 2024 KBO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 3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선 치명적인 패배를 떠안아 큰 내상을 남겼다.

KIA는 두산에게 이날 무려 30점을 내주며 6-30으로 대패했다. 두산의 30득점은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이다. 종전은 1997년 5월 4일에 삼성 라이온즈가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만든 27득점이었다.

역사의 희생양이 된 KIA에게 내상이 유독 심하게 남은 이유는 결과만큼이나 내용도 크게 부실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투수진의 피해가 막심하다. 선발과 불펜이 대부분 대량 실점을 하며 마운드 자체가 아예 붕괴됐다.

이날 KIA 선발투수 김도현은 2.1이닝 6실점을 기록하며 조기강판됐다. 심각한 건 이후 등판한 불펜투수들이었는데, 올 시즌 강점을 보였던 좌완 불펜들이 대부분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맹폭을 당했다.

2019년 1차지명 출신인 좌완 김기훈(24)은 김현수와 함께 최근 미국 현지 트레이닝 센터인 트레드 애슬레틱스에서 특별 훈련을 소화한 뒤 귀국했다. 31일 경기는 그의 올 시즌 첫 등판이었다. 김기훈은 0.2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1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기훈에게 공을 이어받은 곽도규는 1이닝 무실점을 마크해 제 몫을 했다. 그러나 최근 컨디션이 줄곧 좋지 않았던 최지민이 또다시 1이닝 5실점으로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필승조 역할을 해줘야 할 최지민이 추격 상황에서도 자기 공을 못 던진다는 건 KIA에게 매우 뼈아픈 결과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준영(0이닝 4실점 3자책), 김현수(0.2이닝 7실점), 김대유(1.1이닝 5실점)등이 줄줄이 무너지며 KIA 불펜은 결국 야수인 박정우를 이날 경기 마지막투수로 활용하는 고육지책까지 써야했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상현, 장현식,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우완 필승조에 최지민, 곽도규, 이준영, 김대유 등의 좌완을 더해 불펜을 두텁게 만들었다. 그러나 여름 싸움에서 갑작스럽게 불펜진의 부상과 부진이 겹쳐 전력이 급감했다. 

리그는 아직도 40경기가 넘게 남았다. 단독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KIA가 아직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지난 31일 홈경기의 충격을 이겨내야만, 또 하나의 고비를 넘어갈 수 있다. KIA에게는 결코 잊어선 안 될 올해 7월의 마지막 밤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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