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이봉주’우리를주목하라!]한국선수1위지영준-2위황준현

입력 2009-03-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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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물을 먹으니 힘이 나더라고요.” 한국선수 1위 지영준 지영준(28·경찰대)은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기진맥진이었다. 42.195km는 어느 선수나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만 하는 거리. 하지만 ‘저혈당’을 앓고 있는 지상준에겐 더 견디기 힘든 2시간이었다. 경찰대 이원재 감독은 “달리는 동안, 체내의 에너지가 소진되면 혈당이 더 낮아진다”고 했다. 그래서 급수대에 놓인 지상준의 음료에는 꿀이 들어가 있었다. 지영준은 15일, 제80회 동아마라톤에서 꿀맛 같은 레이스를 펼쳤다. 2시간10분41초로 남자부 5위. 국내선수 가운데는 가장 좋은 기록이다. 지영준은 2003년과 2004년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년 연속 2시간8분대 기록을 세우며, 차세대 주자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2006도하아시안게임에서 7위(2시간19분35초)에 그친 뒤, 좀처럼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발목부상까지 겹치며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지영준은 “방황도 많이 했지만 독하게 마음을 먹고, 착실히 동계훈련을 소화해왔다”면서 “2009베를린세계선수권에서는 막판 스피드를 보완해 2시간7분대 기록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첫도전서 2시간11분대 ‘대물예감’ 한국선수 2위 황준현 42.195km를 달려온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황준현(22·한체대)의 입가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생애 첫 마라톤 풀코스. 하지만 그는 2시간11분39초로 8위를 차지했다. 국내선수 가운데는 2위.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은 “내 첫 풀코스 출전 기록이 2시간12분대인데, 정말 대단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봉주의 첫 풀코스 도전기록은 2시간19분15초(1990전국체전). 황준현은 2008전국체전 남자육상 대학부 5000m·3000m장애물 2관왕 출신이다. 한체대 김복주 감독은 “중장거리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지구력이 뛰어나 마라톤의 재능이 엿보였다”고 했다. 마라톤대회 출전을 위한 16주간의 훈련은 모든 것이 낯설었다. 하루 40km의 훈련량은 트랙경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마라톤 선수들에게 가장 예민한 식이요법도 처음. 경기 전, 8끼를 고기로만 배를 채워 체내의 탄수화물을 없앤 뒤, 이후 10끼의 식사는 국수로만 때웠다. 하지만 황준현은 “나는 원래 국수를 좋아해 별로 힘들 것이 없었다”면서 마라톤 체질임을 과시했다. 황준현의 1차 목표는 한국기록(2시간7분20초)도전. 김복주 감독은 “20-30km레이스만 보완하면 충분히 2시간 7-8분대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잠실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교통 통제에 협조해 주신 서울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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