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댄스’ 거부한 모드리치, 전설의 스토리는 계속된다

입력 2022-12-18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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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모드리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크로아티아의 베테랑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의 위대했던 2022카타르월드컵 여정이 막을 내렸다.
크로아티아는 18일(한국시간)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모로코와 3·4위 결정전에서 2-1로 이겼다. 전반 7분 요슈코 그바르디올(라이프치히)의 헤더골로 앞선 크로아티아는 1분여 만에 모로코 수비수 아쉬라프 다리(스타드 브레스트)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전반 종료 3분여를 남기고 터진 K리그 출신 미슬라브 오르시치(디나모 자그레브)의 결승골로 3위를 차지했다.

‘크로아티아의 영웅’ 모드리치를 향해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90분이었다. 30대 후반의 나이로 볼 때, 북중미 3개국(캐나다·미국·멕시코)이 공동 개최할 2026년 대회 출전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이 ‘월드컵 라스트 댄스’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매 순간 새로운 전설을 써내려가는 영웅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주장으로 조별리그부터 3·4위 결정전까지 이번 대회 7경기에 모두 선발출전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를 오간 그는 공격 포인트는 없었으나, 엄청난 활동량과 공수에 걸친 움직임을 통해 크로아티아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모드리치는 위험도 피하지 않았다. 브라질과 8강전 승부차기에선 4번째 키커로 직접 나서 당당히 골망을 흔들었다. 많은 에이스들이 크게 부담스러워하는 ‘11m 러시안 룰렛’에서도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

월드컵에 데뷔한 1998년 프랑스대회에서 대뜸 3위까지 오른 크로아티아가 4년 전 러시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카타르에서 다시 3위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불사른 모드리치의 헌신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려한 과거와 달리 안타까운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는 크게 대비된다.

2006년 독일~2014년 브라질~2018년 러시아에 이어 개인통산 4번째 월드컵에서 19번째 경기를 끝낸 모드리치는 당장 대표팀 은퇴를 결정하진 않았다. 162경기(23골)로 이어진 A매치 커리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모로코전을 마친 뒤 그는 “우리는 승자로 월드컵을 끝냈다. 크로아티아는 다크호스가 아닌 축구 강호다. 내년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에도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 (대표팀에) 남아달라”며 모드리치와 동행을 바란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에게는 3위 입상보다 더 좋은 소식임에 틀림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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