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판정‘오락가락’…11분경기중단

입력 2008-07-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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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한 판정이 박빙의 승부에 오점을 남겼다. 또 덕아웃은 4심 합의로 번복된 판정에 불복해 야수진을 덕아웃으로 불러들이는 초강수로 경기 중단 사태를 빚었다. 20일 대전 두산-한화전 9회말. 한화 선두타자 신경현은 볼카운트 2-2에서 두산 마무리 정재훈의 5구째를 밀어쳐 1루선상으로 타구를 날려보냈다. 두산 1루수 정원석이 펄쩍 뛰어올랐지만 타구는 글러브를 맞고 파울라인 밖으로 나갔다. 우효동 1루심이 파울을 선언하자 한화 김호 1루코치가 ‘인’이라며 항의를 시작했다. 3루 주루코치로 나가있던 유지훤 수석코치까지 가세했고, 타자주자인 신경현도 거듭 파울이 아니라며 1루심에게 항의했다. TV 느린 화면으로는 한화쪽 주장이 일리가 있었다. 정원석이 타구를 잡기 위해 점프한 지점도 라인 안쪽이었지만 도약 후 두 발이 떨어진 지점 역시 라인 안쪽이었다. 타구를 잡기 위해 팔을 옆쪽이 아니라 위로 뻗은 사실까지 고려하면 명백한 안타였다. 심판진은 신경현의 항의에 처음에는 짜증 섞인 표정까지 지어보이며 역정을 냈다. 그러나 오석환 대기심이 문제의 장면을 TV로 확인했는지 얼마 뒤 오훈규 주심 주재로 4심이 모여 판정에 대해 숙의하기 시작했다. 결국 판정이 번복됐다. 그러자 두산 김경문 감독이 그대로 있지를 않았다. 1루수 정원석을 제외한 야수진을 덕아웃으로 철수시켰다. 모든 야수가 들어오면 몰수게임이 선언되기 때문에 야수 한명을 남겨둔 것이다. 관중석에서 오물이 투척되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경기는 잠시 후 속개됐다. 그러나 양팀의 항의는 도합 11분이 걸렸고, 공식기록지에는 11분간 경기중단이 아로새겨졌다. 심판진이 한화의 항의에 대해 처음부터 일방적으로 무시하기보다는 좀더 기민하게 대응해 일찍 4심간 논의절차를 거쳤더라면 어땠을까. 콧방귀도 안뀌다가 뒤늦게 판정이 번복되니 두산으로서도 격렬하게 항의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야수진을 철수시킨 김경문 감독도 역시 그 순간 좀더 평정심을 유지했더라면 어땠을까. 4심합의를 거친 판정이 다시 번복되는 일은 없는데 말이다. 대전|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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