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게임도 지지 않겠다.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겠다.”
목표는 그냥 메달이 아니다.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 주포 이승엽(32·요미우리)이 동메달을 넘어 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승엽은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다른 23명의 선수들과 함께 10일 결전의 장소인 베이징에 도착했다. 그는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뜻밖에도 “9전 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다. 한 게임도 지지 않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야구는 최대 9경기를 치를 수 있다. 예선 7경기와 준결승, 결승(또는 동메달 결정전)까지 9경기를 소화해야한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든 경기를 이기고야 말겠다는 의지다.
이승엽은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뒤에도 “그동안 야구에서는 최고 성적이 동메달인데 금메달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목표를 향해서 나는 (컨디션을) 최대한 올려서 후회없는 게임을 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야구인데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은 올림픽 무대에서 2000시드니올림픽 때 딱 한 번 메달을 따냈다. 동메달이었다. 야구종목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정식종목에서 제외돼 이승엽으로서는 ‘라스트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높다.
목표를 낮게 잡으면 결과도 미약할 수밖에 없다. 팀의 정신적 지주인 ‘국민타자’ 이승엽은 그래서 배수의 진을 치고 ‘9전 전승’을 목표로 내건 것이다.
“찬스가 오면 찬스를 살리겠다. 잘 치고, 잘 뛰고, 잘 받고…. 어떤 식으로든 이기도록 하겠다. 몸쪽 공이 오면 맞고서라도 나갈 것이다”고 말한 것도 그 연장선상의 발언이다.
그러면서 그는 금메달로 가는 길목에 가장 걸림돌이 될 팀으로 일본을 꼽았다. 일본대표팀이 전날 센트럴리그 선발팀과의 최종 평가전에서 2-11로 대패하는 등 평가전 결과가 신통치 않다는 소식에 대해서는 “일본의 평가전 결과는 신경 안쓴다. 맞붙게 되면 무조건 강하게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다르빗슈 등 일본투수들을 많이 쳐 보지 못했기 때문에 비디오로 봐야할 것 같다. 나도 비디오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