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代打(대타)에서大打로…영웅!신·명·철

“선발라인업빠진설움한방으로…생애최고의날”

“제가 빠지는 게 당연하죠. (김)재걸이 형이 랜들과 상대한 성적이 워낙 좋잖아요.” 1차전 3안타를 치고도 그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전날 스타팅 멤버에 들어가지 못했던 선배 김재걸에게 2루 자리를 내줬다. 두산 선발 맷 랜들을 상대로 김재걸이 페넌트레이스에서 워낙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삼성 선동열 감독으로선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스타팅 멤버에서 빠졌지만 경기 전 그는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았다. “프로의 세계가 그렇잖아요. 한두 해 뛴 것도 아닌데, 그런 것 갖고 섭섭해 하면 안 되죠.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래도 언제든지 준비는 하고 있을 거예요.” 거짓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언제든지 기회만 와라’고 다짐하는 듯 입술을 굳게 앙다물기도 했다. 경기 전 이런 그의 굳은 다짐은 결국 연장 14회 천금같은 결승타로 이어졌다. 삼성 신명철이 플레이오프 2차전 연장 14회초, 기나긴 4-4 동점을 끝맺음하는 좌월 2루타로 끝까지 자리를 지킨 삼성팬들의 가슴에 영원히 잊지 못할 짜릿한 추억을 안겼다. 선발 멤버에서 빠진 뒤 연장 11회 조동찬의 대타로 경기에 나선 뒤 자신의 세 번째 타석에서 상대 9번째 투수인 고졸 2년생 이용찬과 맞대결을 펼쳤고, 그의 타구가 외야를 향해 뻗어가자 삼성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다. 좌월 2루타. 2루 주자 강봉규와 1루 주자 김창희는 홈을 밟았고, 중계플레이를 하는 동안 3루까지 내달리기도 했다. 연장 14회 승부가 결국 ‘영웅 신명철’을 탄생시키는 순간이었고, 포효하는 그의 얼굴엔 힘이 넘쳤다. 후속 박한이 안타 때 홈까지 밟아 쐐기 득점도 올린 그야말로 ‘만점 활약’이었다. 신명철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엔트리 탈락 위기에 처하기도 하는 등 한 동안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 14회 결승타는 그런 아픔을 날려버린 시원한 한 방이었고, 새로운 ‘가을 사나이’가 태어났음을 알리는 짜릿한 적시타였다. 2차전 영웅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신!명!철!’이었다. 잠실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