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리틀장효조’김현수의‘KS굴욕’

입력 2008-10-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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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선고작1안타삼진만무려7개,장효조도KS악몽…천재징크스?
두산 김현수(20)는 올 시즌 타율(0.357), 최다안타(168), 출루율(0.454) 3관왕에 올랐다. 특히 역대 최연소 타격왕에 올랐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그가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타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제2의 장효조’라는 찬사까지 쏟아졌다. 장효조라면 역대 개인통산 최고타율(0.331) 기록보유자로 ‘타격의 교과서’로 불린 전설적인 인물이다. 역대 2위가 삼성 양준혁인데 올해까지 0.317을 기록했다. 장효조와 김현수는 공통점이 많다. 좌타자라는 점과 주로 팀내 3번타자로 활약하는 것이다. 이는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공통점이다. 그러나 야구인들은 여기다 덧붙여 공을 예측해서 치는 게스히터(Geuss Hitter)가 아니라 본능적으로 공을 따라가며 치는 기술이 탁월하다는 점에서 장효조와 김현수의 공통점을 찾는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둘 다 팔이 유난히 짧다는 점이다. SK 진상봉 운영팀 과장은 김현수의 타격훈련 모습을 보면서 “예전 장효조 선배, 박승호 선배 등 교타자들을 보면 팔이 짧은 타자가 많았다. 타격시 배트가 빨리 나오기 때문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해석을 내렸다. 주위의 야구인들도 이에 대해 수긍했다. 그런데 ‘제2의 장효조’라는 찬사를 들은 김현수가 한국시리즈에서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다. 1차전에서 친 안타 1개가 전부다. 3차전까지 13타수 1안타(0.077)에 그치면서 무려 7개의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4차전에서 무안타에 그치며 또 고개를 숙였다. 4차전에서는 잘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에 2차례나 걸리는 불운까지 겹쳤다. 부진에 빠졌을 때는 빗맞은 안타로 돌파구가 열리기도 하지만 잘 맞은 타구가 잡히면서 더더욱 깊은 슬럼프 속으로 빨려 들어가곤 하는데 현재의 김현수가 그런 처지다. 그런데 장효조도 한국시리즈에서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 장효조는 84년 롯데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0.458의 타율로 이름값을 했지만 86년과 87년 각각 0.211(19타수 4안타 1타점), 0.214(14타수 3안타 2타점)의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그러면서 팀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삼성은 최강의 전력을 자랑했지만 3번타자 장효조의 부진으로 공격이 원활하게 이어지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최고타자라고 언제나 잘 칠 수는 없다. 김현수가 2008년의 시련을 딛고 성장할지 지켜볼 일이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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