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공격무너지는수비…허정무호,사우디전‘적신호’

입력 2008-11-15 03: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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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010

허정무호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3차전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의 경기를 대비해 치른 모의고사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한국은 15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사드 경기장에서 열린 중동 강호 카타르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이청용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파비오 세자르 몬테신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카타르와의 역대전적에서 2승 2무 1패로 간신히 앞서게 됐다. 그러나 한국은 공수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며 5일 앞으로 다가온 사우디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날 허정무호는 경기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김동진(제니트)을 제외하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주영(AS모나코), 이영표(도르트문트), 오범석(사마라FC) 등 해외파들이 빠진 공백이 유난히 컸다. 우선 지난 달 15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을 격파할 때 선보였던 파괴력 넘치는 공격력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이근호(대구)와 투톱으로 선발 출전한 정성훈(부산)만이 제공권을 장악하며 ‘타깃형 스트라이커’로서 제 몫을 다했을 뿐 나머지 공격수들은 조직력과 개인기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UAE전에서 좌우 윙백 이영표와 오범석이 펼쳤던 활발한 오버래핑이 이뤄지지 않아 측면 공격이 살아나지 못했다. 게다가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 줄 해결사 부재가 무엇보다 절실했다. 중원에서 기성용과 김정우가 버티고 있었지만, 게임메이커에 갖춰야 할 볼트래핑과 킬 패스 등 기본적인 요소들에서 부족함을 나타냈다. 공격은 둘째치고 수비는 거의 낙제점을 줘도 할 말이 없었다. 이날 전반 김치우(서울)-강민수(전북)-조용형(제주)-조원희(수원)로 구성된 포백(4-back) 수비라인은 카타르 선수들의 개인기에 농락당하며 계속해서 파울을 범했다. 특히 집중력이 흐트러진 압박수비는 전혀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상대에게 뒷 공간을 제공하는 꼴이 됐다. 카타르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이 살아났다면, 무승부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상황들이 여러 차례 연출돼 수비 조직력 보완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근호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전반 6분 만에 행운의 선취골을 터뜨리며 앞서갔다. 왼쪽 측면 세트피스 상황에서 문전으로 날카롭게 올려준 이청용의 크로스가 그대로 상대 오른쪽 골대로 빨려 들어간 것. 이청용은 A매치 7경기 만에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순간이었다. 빠른 시간 안에 터진 선제골로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듯 보였던 한국은 이후 카타르 선수들의 개인기와 거친 플레이에 고전하며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최전방에서 정성훈만이 제공권을 장악했을 뿐 오히려 한국은 전반 중반부터 카타르에게 여러 차례 슈팅을 허용하며 위험한 장면을 노출시켰다. 그나마 전반 종료 직전 정성훈이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한 뒤 곧바로 왼발 논스톱 슈팅을 날려 끌려가던 분위기를 겨우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평가전인 만큼 전력 극대화와 선수 기량 점검에 중점을 둔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공격에 ‘장신공격수’ 서동현(수원), 신예 하대성(대구)을, 수비에 최효진(포항), 김치곤(서울)을 교체 투입했다. 한국은 후반 5분 카타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왼쪽 측면 세트피스 상황에서 다시 이청용의 ‘슛터링’이 골문으로 직접 향해 상대 골키퍼를 깜짝 놀래 켰다. 적극적인 좌우측면 돌파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던 한국은 후반 10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근호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 앞에 있던 염기훈이 강력한 왼발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볼 점유율을 높여 가던 한국은 후반 29분 상대의 단 한방에 무너졌다. 문전 정면에서 맞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카타르 파비오 세자르 몬테신의 날카로운 프리킥이 벽을 쌓고 있던 송정현의 몸에 맞고 굴절돼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한국은 김형범(전북), 송정현(전남) 등 공격자원들이 막판 총공세를 펴며 역전골을 넣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한국은 슈팅을 몸으로 막아내는 투혼을 펼친 카타르의 골문을 또 다시 열지 못하고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20일 새벽 리야드에서 사우디와 중동 원정 첫 경기를 치른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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