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전반 6분 만에 행운의 선취골을 터뜨리며 앞서갔다. 왼쪽 측면 세트피스 상황에서 문전으로 날카롭게 올려준 이청용의 크로스가 그대로 상대 오른쪽 골대로 빨려 들어간 것. 이청용은 A매치 7경기 만에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순간이었다.
빠른 시간 안에 터진 선제골로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듯 보였던 한국은 이후 카타르 선수들의 개인기와 거친 플레이에 고전하며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최전방에서 정성훈만이 제공권을 장악했을 뿐 오히려 한국은 전반 중반부터 카타르에게 여러 차례 슈팅을 허용하며 위험한 장면을 노출시켰다.
그나마 전반 종료 직전 정성훈이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한 뒤 곧바로 왼발 논스톱 슈팅을 날려 끌려가던 분위기를 겨우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평가전인 만큼 전력 극대화와 선수 기량 점검에 중점을 둔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공격에 ‘장신공격수’ 서동현(수원), 신예 하대성(대구)을, 수비에 최효진(포항), 김치곤(서울)을 교체 투입했다.
한국은 후반 5분 카타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왼쪽 측면 세트피스 상황에서 다시 이청용의 ‘슛터링’이 골문으로 직접 향해 상대 골키퍼를 깜짝 놀래 켰다.
적극적인 좌우측면 돌파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던 한국은 후반 10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근호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 앞에 있던 염기훈이 강력한 왼발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볼 점유율을 높여 가던 한국은 후반 29분 상대의 단 한방에 무너졌다. 문전 정면에서 맞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카타르 파비오 세자르 몬테신의 날카로운 프리킥이 벽을 쌓고 있던 송정현의 몸에 맞고 굴절돼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한국은 김형범(전북), 송정현(전남) 등 공격자원들이 막판 총공세를 펴며 역전골을 넣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한국은 슈팅을 몸으로 막아내는 투혼을 펼친 카타르의 골문을 또 다시 열지 못하고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20일 새벽 리야드에서 사우디와 중동 원정 첫 경기를 치른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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