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챔피언의 자리는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양분해왔다. 프로 출범 전부터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두 팀은 매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 배구팬들에게 명승부를 선사했다. 4일 앞으로 다가온 2008~2009시즌에는 늘 우승 들러리 역할만 해온 대한항공과 LIG가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졌다. ▲대한항공, ´올 시즌이 최고의 적기´ 지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대한항공은 3위 현대캐피탈과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3전2선승제로 치러진 플레이오프에서 한 경기씩을 나눠 가진 두 팀은 인천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홈에서 최종전을 갖게 된 대한항공과 3연패를 노리던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채 3세트를 맞이했다. 5세트 경기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3세트에서 대한항공은 11-2까지 앞서나갔다. 창단 첫 챔프전 진출을 눈앞에 둔 대한항공 선수들은 이 때부터 급격하게 흔들렸다. 상대 박철우의 활약으로 어이없게 세트를 내준 대한항공은 이 날 4세트가 시즌의 마지막이 됐다. 반년이 넘은 지금도 대한항공 관계자 입에서는 "생각하기도 싫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충격적인 패배였다. 절치부심한 대한항공은 올 시즌 한층 단단해진 팀워크와 경험을 바탕으로 선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7월 ´승부사´ 진준택 감독을 영입한 대한항공은 시즌 개막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진 감독은 ´에이스´ 신영수가 왼 검지 부상으로 시즌 초반 출전이 불투명하고 외국인 선수 역시 합류가 늦어지고 있지만 김학민과 강동진, 장광균 등 기존 선수들로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2년차에 접어든 세터 한선수와 센터 진상헌과 든든한 리베로 최부식 등 지난 시즌과 변함없는 선수 구성으로 챔프전 진출을 자신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올 시즌이 끝난 후 전력 누수가 불가피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좋은 성적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10년만에 현장에 복귀한 진 감독은 "대한항공은 챔프전에 오를 수 있는 매력적인 팀"이라면서 "다음 시즌에는 선수들이 많이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시즌 무조건 성적을 내야 한다"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최장신 카이와 대형신인 황동일 영입, "더 이상의 부진은 없다" 2007~2008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한 LIG는 당시 최대어인 김요한을 지명했다. 한국 최고의 레프트인 이경수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던 김요한은 리시브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상대 팀의 집중 공세에 시달렸다.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던 팔라스카 역시 세터 이동엽과의 호흡 맞추기에 실패하며 자신의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결국 LIG는 15승20패의 5할에도 못 미치는 참담한 성적으로 프로 4개 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LIG 박기원 감독은 외국인선수 카이와 신인 세터 황동일을 영입했다. 김요한은 휴식기 동안 이를 악물고 수비 훈련에 몰두, 단점을 보완하는데 애썼다. 박 감독은 "올해는 지난 해와 다르다. 선수들은 물론 나 자신도 하나부터 열까지 빠짐없이 준비했다"며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수비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김요한은 "연습도 많이 했고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달라진 모습을 기대케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