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왼쪽MF선발출전우승시동…日언론·팬들6년만에날아온유로특급발끝에시선고정
17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스타디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서도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표정은 밝았다. 표정 뿐 아니었다.
정상 컨디션을 과시라도 하듯 동료들과 한데 어울려 힘껏 뛰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통해 세계 정상에 우뚝 서겠다는 그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감바 오사카와의 준결승전(18일 오후 7시30분) 출격 준비를 마무리했다.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던 박지성. 그런 처절한 아픔을 겪은 탓인지 이번 클럽 월드컵에 임하는 각오는 남달랐다.
게다가 출전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 라이언 긱스와 나니 등 포지션 경쟁자들을 제치고 주전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이 감바 오사카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이다.
퍼거슨 감독은 4강전을 하루 앞둔 17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팀의 주축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웨인 루니의 선발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베르바토프는 감기 몸살로 몸 상태가 좋지 않고, 루니는 부상에서 회복되고 있지만 선발보다는 후반 교체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퍼거슨 감독은 “베르바토프는 4강전에 나오지 않을 예정이다. 루니는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맨유의 핵심 멤버가 출전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박지성에게 기회가 많다는 의미이다.
이번 클럽 월드컵을 취재하기 위해 영국에서 날아온 BBC 방송국 기자는 “박지성이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퍼거슨 감독은 폴 스콜스, 게리 네빌 등 노장들의 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했지만, 박지성 등을 어떻게 기용할 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이 기자는 왼쪽 미드필더 박지성, 오른쪽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수비형 미드필더 폴 스콜스, 마이클 캐릭으로 구성된 4-4-2 포메이션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박지성에게 일본 그라운드는 홈이나 다름없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일본에서 활약하며 총 11골을 터트렸다. 특히 J리그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이었던 2002년에는 25경기에서 7골을 넣었을 정도로 그라운드 적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런 탓인 지 6년 만에 일본에서 다시 경기를 치르게 된 박지성의 몸놀림을 일본 팬들도 주목하고 있다.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최고의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의 일본 컴백 무대에 일본 언론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일본, 네덜란드, 잉글랜드,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 굵직한 무대에서 우승을 경험한 박지성. 이번 FIFA 클럽 월드컵은 또 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추가할 절호의 기회이다. 그래서 그의 눈빛은 더욱 빛나고 있다.
요코하마(일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